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2024.10.17)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이 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저축은행이 우체국 예금의 낮은 위험가중치를 이용해 BIS비율을 왜곡하고 있다'는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강 의원은 최근 5년간 저축은행들이 자금을 우체국 요구불 예금과 정기예금에 입금했다가 얼마 안 돼 출금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저축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자본비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우체국 예금은 위험가중치가 0%로 적용되는 점을 편법으로 이용해 BIS비율을 왜곡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정기예금만 보면 최근 5년 동안 OSB저축은행 200억원, IBK저축은행 1500억원, OK저축은행 4000억원 규모로 정기예금에 넣었다고 나온다"며 "구체적으로 기간을 살펴보면 12월 말에 입금했다가 그다음 해 1월, 2월에 출금했으며, OK저축은행 같은 경우 9월에 넣었다가 10월에 출금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들을 근거로 강 의원은 "저축은행들이 금감원의 권고 비율을 맞추려 입출금한 것 같다"고 발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2011년 감사원이 저축은행과 관련해 금융위와 금감원을 감사한 사례도 언급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감사 결과 처분 요구서에 2008년도, 20009년도에 저축은행들이 우체국 예금에 거액을 예치해 위험 가중자산을 왜곡 축소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이 원장은 "위험가중치가 아주 높은 자산을 들고 있다가 우체국 예금을 통해 가중치를 낮췄다면 편법이 맞을 것 같다"며 "최근 여러 군데의 경영실태평가라든가 엄정한 검사를 진행 중인데, 이 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
자산 항목별 위험가중치 표./표 = 김다민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BIS비율은 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해당 비율이 낮을수록 자본이 취약하다고 평가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저축은행에게 BIS비율을 최소 8% 이상을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즉, 강 의원은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예금은 20%, 대출채권은 대부분 100%이며, 국공채의 경우 0%로 위험가중치를 산정한다. 그러나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현금화해 우체국 예금에 넣는 것은, 위험가중치가 0%인 현금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예금에 넣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자산을 팔아 생긴 현금은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은 적게 하고 나머지는 예금으로 넣을 경우 BIS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이는 꼼수가 아닌, 개별사가 경영 판단에 따라 자산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체국 예금의 경우 30일 이상 예치해야 위험가중치를 인정받기 때문에 분기 말에 예금에 넣었다고 하더라도 바로 낮은 위험가중치를 적용받을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상 안전자산 투자 여부는 금융기관이 투자 시기와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해 운용할 수 있다”며 “분기 결산 기간에 맞춰 내부 정책상 안전자산과 대출자산간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회계원칙과 현행 법규에 위배되는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위험가중자산 비율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을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활용한 것으로, 법적으로 위반하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