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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재도전도 실패…케이뱅크 수요예측 부진 원인은 [IPO 포커스]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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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0-19 00:10

높은 구주매출 비중·오버행 우려·고평가 논란 등 부담
내년으로 상장 연기…“공모구조 개선해 조속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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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재도전도 실패…케이뱅크 수요예측 부진 원인은 [IPO 포커스]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던 케이뱅크가 이달 말로 예정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높은 구주매출 비율과 상장 후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우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업비트 자금 편중 부담 등으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면서 두 번째 상장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케이뱅크는 공모 구조를 개선해 내년 초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18일 금융위원회에 공모 계획을 철회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최근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해 공모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케이뱅크가 IPO 일정을 연기한 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다. 케이뱅크는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9월 증권신고서를 내고 상장을 준비해왔다. 21~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이달 3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공모 규모는 8200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격은 9500~1만2000원이었다.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총 공모액은 9840억원,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에 달해 올해 IPO 시장 최대어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10~16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IPO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9500원~1만 2000원) 하단인 8500원으로 낮추는 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IPO를 중단한 것은 지난해 8월 SGI서울보증 이후 약 1년2개월 만이다.

케이뱅크가 최종 공모가를 8500원으로 확정했다면 공모액은 7790억~9840억원에서 5576억원으로 감소한다. 기업가치도 3조9586억~5조3000억원에서 3조4722억원으로 줄어든다. 재무적 투자자(FI)가 구주 매출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 역시 3895억~4920억원에서 2788억원으로 축소된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미룬 건 지난해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 9월 상장 예비 심사 통과 후 상장을 추진했으나 당시 기준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상장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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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부진 원인으로는 높은 구주매출 비율과 상장 첫날 유통 가능 주식 수에 대한 오버행 우려가 꼽힌다. 이번 케이뱅크 공모는 신주 모집 4100만주와 구주 매출 4100주로 구성됐다.

구주매출 물량은 ▲베인앤캐피탈 1231만주 ▲MBK파트너스(KHAN SS L.P.) 1231만주 ▲MG새마을금고(카니예 유한회사) 868만주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769만주 등이다. 2021년 케이뱅크의 대규모 유상증자 때 참여했던 FI들이 구주 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예정이었다.

구주 매출은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파는 것을 말한다. 공모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총공모주식이 8200만 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37.3%에 달해 오버행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준형 케이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구주매출이 적정 규모가 되지 않으면 나머지 물량이 다 오버행 될 수 있어 현 수준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유통 가능 물량 역시 카카오페이나 크래프톤의 경우 40%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수준은 아니며 적정 물량이 유통돼야 시장에서 공정한 주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고평가 논란도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 그룹으로 카카오뱅크와 일본 SBI 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를 선정하고 이들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치인 2.56배를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1조9556억원)에 적용한 뒤 공모자금 유입액을 더해 적정 시가총액을 5조4049억원으로 산정했다

케이뱅크가 적용한 PBR은 카카오뱅크(1.62배)보다 높다. 하지만 올 상반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854억원으로 카카오뱅크(2314억원)의 3분의1 수준이다. 자본총계 역시 카카오뱅크(6조2895억원)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이에 따른 뱅크런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케이뱅크의 높은 업비트 단일예금 비중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기준 고객 예수금 21조원 중에서 4조원이 업비트 단일 고객 예금으로, 20% 수준”이라며 “케이뱅크가 올 상반기 854억원의 이익을 냈는데 업비트 예치금 이자가 867억원으로 반기 수익을 다 줘야 한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닫기이복현광고보고 기사보기 금감원장은 “꾸준히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려고 권유·지도해 왔다”면서도 “은행의 건전성이라든가 운영상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중요한 리스크 요소인 건 맞다. IPO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적정한 공시 이슈, 은행 건전성 및 운영 이슈 등은 매우 중요한 만큼 다 열심히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케이뱅크는 2020년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으면서 고객 및 수신 잔액을 확보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우형닫기최우형광고보고 기사보기 케이뱅크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규모 22조원 중 업비트 예치금은 3조1000억~3조2000억원 정도로, 업비트 예치금 비중이 2021년 12월 53%에서 올 6월 17%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연 0.1%에서 2.1%로 올라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에도 “이자율이 오른 부분은 다른 사업을 통해 감당할 수 있고 다른 비즈니스와 협력 관계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거래 중단시 뱅크런 가능성도 극히 제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대출 재원으로 한푼도 쓰지 않는다”며 “별도의 펀드로 관리하고 있고 MMF, 국공채 등 고유동성의 안정적인 운영처로만 정확하게 매칭시켜 운용하고 있어 뱅크런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공모 주식량 등 공모 구조를 바꿔 내년 초 다시 상장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모 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구주매출 비중을 줄이고, 기업가치를 시장 눈높이에 맞추는 등 투자자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상장예비심사 승인(8월 30일) 효력은 6개월로, 내년 2월 말까지 유효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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