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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저축銀, 부동산PF 적극적 부실 관리로 실적 선방 [부동산PF 재평가 영향 (5)]

김다민 기자

dmkim@

기사입력 : 2024-10-14 00:00

상반기 순익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
6월말 기준 매각 대출채권 금액 총 83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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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저축銀, 부동산PF 적극적 부실 관리로 실적 선방 [부동산PF 재평가 영향 (5)]
[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저축은행 업권의 고민거리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영향으로 인해 구조조정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시행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방안을 살펴보고, 저축은행의 실적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점검한다. <편집자 주>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평가 기준 강화로 전분기 대비 PF 고정이하여신이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상·매각으로 PF 대출 잔액과 연체액은 줄어든 모습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도 회복하며 긍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31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14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평가 기준 강화로 인한 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순익을 증가시켰다. 충당금 전입액은 상반기 내 1221억원가량 추가로 적립했으며, 이에 지난 6월 말 기준 충당금 잔액은 335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전입액과 잔액 모두 30%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대출 주선을 많이 하고 있어 이로 인한 수수료 수입이 흑자를 유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이자수익 다음으로 높은 수익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244억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을 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318억원의 수익을 냈다. 되려 전년보다 줄어든 규모다.

올 상반기 수익 회복을 견인한 요인은 이자비용 감소로 보여진다. 특히 2~3년 전 고금리로 예치한 예·적금의 만기가 도래해 정기예금 이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1831억원에 달했던 이자비용이 올 상반기 1502억원으로 17.94%가량 감소했다. 이자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기예금이자가 약 331억원의 감소폭을 보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수익성을 다소 회복한 모습이나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4.35%였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올 상반기 9.43%를 기록하며 5.08%p의 큰 상승폭을 보였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2.95%p 상승한 7.08%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의 이번 상반기 건전성 저하를 이끈 주원인은 부동산PF 건전성 분류 강화다. 강화된 분류 기준에 맞춰 재평가를 한 결과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으로 브릿지론·본PF별 핵심위험요인을 반영해 평가기준이 객관화·구체화됐다. 또한 사업성평가 체계도 현행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의 4단계로 세분화됐다.

이에 한국투자저축은행도 부동산PF NPL이 소폭 늘어났다. 올 1분기 말 기준 996억원이었던 NPL은 올 2분기 1003억원으로 약 7억원가량 증가했다. 다수의 저축은행이 강화된 평가 기준으로 인해 PF NPL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내 적극적인 상·매각을 통해 본PF 연체율도 낮아지고 NPL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내 자산건전성비율 제고 등을 위해 매각한 대출채권 금액은 총 837억원에 달했다. 그중 새출발기금을 제외할 경우 794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PF 사업장이 질적으로 양호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 5월 평가서에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익스포져 비율이 NICE Coverage 평균을 하회한다는 점과 수도권 사업장 비중이 높고 중·후순위 비중이 낮다는 점은 위험을 일부 완화하는 요인”이라며 “그러나 고금리 수준이 당분간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 및 중소기업 차주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6월 말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대출채권 비중은 개인대출이 34.89%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개인대출 비율은 5.15%p가량 상승했으며, 금액은 같은 기간 3858억원 증가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개인 신용대출의 열위한 차주 특성은 자산건전성에 지속적인 부담요인”이라며 “한계여신 매각이 지연되는 가운데 신규대출 둔화세가 지속될 경우 자산건전성 지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 부담으로 추후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적극적인 상·매각으로 꾸준히 PF 대출 규모를 줄여오고 있었으나, 저축은행 업권 내 ‘꼼수 매각’ 논란이 일며 이전과 같은 상·매각 속도를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A저축은행이 B자산운용과 조성한 PF 펀드에 부동산PF 대출채권을 비싸게 매각해 당기 순익을 부풀리고 연체율은 낮췄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A저축은행은 B자산운용의 사모펀드(PF 정상화 펀드)에 6월 908억원, 8월 585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해당 펀드에 부실 PF 대출채권을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에 넘겨 총 129억원의 매각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장부가는 대출 원금에서 충당금을 제외한 금액을 뜻한다. 매각 이익을 통해 당기순이익을 부풀렸고, 연체율은 2.6%p 낮추는 효과를 봤다.

아울러 금감원은 B자산운용이 이른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펀드’를 운용해 왔다고 밝혔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OEM 펀드는 불법이다. 펀드 설정과 운용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은 자산운용사 고유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OEM 펀드는 외부 지시에 따라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인가 회사가 펀드를 만드는 것과 같다는 이유다.

금감원은 “B자산운용사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한 저축은행의 개별 확인을 받아 투자대상 PF 대출채권을 최종 확정하는 등 일명 ‘OEM펀드’를 운용하여 저축은행의 부실 이연에 조력했다”며 “별도 실사절차 없이 대출취급 시점(최대 4년 전)의 감정평가금액을 사용하여 산정한 외부평가 결과를 그대로 적용함에 따라 해당 펀드가 PF 대출채권을 고가에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A저축은행에 매각 이익, 연체율 등을 원상복구 하도록 조치했다. B자산운용에도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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