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사진=하나카드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조만간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CEO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가 '금융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차기 CEO 선임 절차를 개시하는 만큼 하나금융지주도 조만간 CEO 선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초 하나카드 대표이사에 취임해 1년 9개월 간 하나카드 성장세를 이끌어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2-2024년 상반기 하나카드 주요 실적 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미지 확대보기'트래블로그'로 시장을 견인했다. 이 상품은 ▲해외결제 ▲ATM 인출 ▲환전 수수료 등을 면제해주는 카드다. 기본 신용·체크카드뿐 아니라 대한항공 마일리지·트래블고(비자 버전)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돼 고객들 사이에서 해외여행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실제 출시 후, 신한·국민·농협카드 등 전업카드사들이 일제히 관련 카드를 선보인 만큼 이례적으로 하나카드가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아울러 2025년도 하나카드 내부 목표로 세웠던 고객 600만명을 조기에 달성했다. 관련 부문 시장 점유율도 50%를 달성했다.
약했던 법인카드 부문도 성장시켰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지난달 하나카드 법인신용카드 국내 일시불 이용액은 8조8675억원으로 전년 동월(7조6398억원)보다 16.06% 증가했다. 전업카드사 7곳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수익성 지표도 끌어올렸다. 기업의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나타내는 ROA는 1.20%로 전년 동기(0.85%)보다 0.35%p 올랐다. 기업의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ROE는 6.47%로 지난해 동기(4.58%) 대비 1.89%p 상승했다.
그룹사 비은행부분 기여도 비중도 올랐다. 올 상반기 하나카드의 그룹 기여도는 19.5%로 전년 동기(14.4%)보다 5.1%p 커졌다.
다만 건전성 악화는 피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2.13%로 전년 동기(1.86%)보다 0.27%p 올랐다. 이는 업계 중 최고 수준이다. 통상 2%가 넘으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된다. 3개월 이상 된 연체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NPL은 0.3%p 상승한 1.50%를 기록했다.
우선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피드백을 즉각 반영했다. 상품 모니터링부를 마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불만들을 직접 찾아냈다. 피드백을 모아 상품을 개선한 점이 '경쟁력'이 됐다는 게 하나카드의 설명이다.
고객 혁신은 대면으로도 이뤄졌다. 지난해 2월엔 제7기 고객 패널을 운영했다. 20~50대 등 다양한 연령층에게 하나카드의 새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게 하고 불편사항을 경청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하나카드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도 이어졌다. ▲신진작가를 후원하고 인재를 발굴하는 카드 플레이트 공모전 ▲친환경 나무·재활용 플레이트 상품 출시 ▲집중호우 피해 고객 결제대금 청구 유예 등을 선보였다.
직원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기업문화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직원 결혼·출산 등 경조사 지원 ▲직장 어린이집 운영 ▲초등학교 입학 이후 학자금 지원 등 저출생 극복 제도를 마련했다. 사옥 20층엔 커피머신과 안마의자가 있어 휴게 공간을 뒀다.
자기계발에 힘쓰는 직원을 위한 교육도 이뤄진다. 직원이 카드 산업 이해를 높이고 데이터·디지털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손잡이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매년 사내외 직무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외국어·자격증 공부 지원 제도를 통해 직원 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역대 주요 하나카드 대표 임기/표=김하랑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단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래블로그로 시장을 견인한 점을 두고선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함영주 회장 연임 여부는 변수로 꼽힌다. 함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통상 금융지주는 회장이 바뀌는 경우 계열사 CEO도 함께 교체된다. 함 회장이 연임할 경우 성과 등을 고려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회장 교체 시 주요 계열사 CEO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