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앞서 지난 8월 27일 서울 종로구 사옥에서 임직원 대상 ‘2024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CJ대한통운의 상반기 경영실적과 하반기 전망, 미래비전 등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신 대표는 혁신적인 배송 시스템을 통해 오는 2030년 글로벌 ‘TOP10’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먼저 신 대표는 ‘주7일 배송·주5일 근무’를 꺼냈다.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명절을 포함해 주7일 언제든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배송에 힘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CJ대한통운이 지난해 3월 선보인 ‘오네’ 서비스의 연장선이다. ‘오네’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잇는 CJ대한통운의 배송 시스템이다. ‘내일 배송’, ‘새벽 배송’, ‘오늘 배송’, ‘일요일 배송’ 등으로 서비스가 다양하다. 도서, 산간 지역 등 지리적 제한이 없는 전국 90% 이상 지역에 익일 배송도 보장했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물류센터에서 당일 자정까지 주문된 상품들을 보관, 재고관리와 포장 등의 작업을 수행해 자체 배송망을 활용하는 구조다. 물류센터에 입점하지 않아도 판매자와 협의해 운송 차량을 지원하거나 집화 기사가 방문해 상품을 수거해준다. 신 대표는 이 같은 ‘오네’를 주7일 배송과 함께 ‘매일 오네’ 서비스로 새롭게 꾸렸다. 네이버와 신세계, 롯데 등 유통 협력사들과 손을 잡아 내년 초 도입한다.
CJ대한통운은 현재 14개 허브 터미널과 276개 서브 터미널을 구축했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전국 구석구석 촘촘한 배송망을 자랑한다. 신 대표는 배송 혁신을 이어가면서 택배기사와의 상생에도 섬세함을 보였다. 대리점, 택배기사, 전국택배노동조합 등과 함께 ‘매일 오네’ 서비스 정착을 위한 협력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주7일 배송을 제공하고, 택배기사에게는 주5일 근무를 보장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택배기사들이 수익 감소 없이 주 60시간 근무를 넘지 않도록 탄력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아우른다.
운송 플랫폼 ‘더 운반’도 혁신을 가하고 있다. ‘더 운반’은 지난해 7월 론칭한 운송 플랫폼이다. 과거 ‘화주-주선사-운송사-차주’를 잇는 운송 시스템을 ‘화주-차주’로 단순화했다. 운송 단계가 복잡해 수수료가 붙거나 효율성이 떨어졌는데, CJ대한통운의 인공지능(AI) 기술력과 빅데이터를 토대로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고객은 평균 운임을 최대 15% 가량 절감했다.
▲ CJ 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주 7일 택배를 받을 수 있는 ‘매일 오네’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진 = CJ 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더 운반’ 화주(고객사)로부터 거래일 기준 30일 뒤에 정산을 받지만, 차주에게는 자체 현금으로 선지급, 물류 생태계 건전성을 제고시켰다.
이에 ‘더 운반’은 론칭 1년 만에 화주(고객사)가 3000곳으로 늘었고, 차주는 4만 명을 확보했다. 현대제철 등 대기업도 주요 고객사로 맞았다.
1966년생 신영수 CJ 대한통운 대표는 서울대 농업교육과를 나온 후 1990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그는 지난 34년간 CJ그룹 인사 관련 직책을 맡으면서 인재를 양성했다. 2011년 CJ오쇼핑 인사담당, 2013년 CJ제일제당 인사팀장과 CJ인재원 부원장을 맡았다.
2019년부터는 CJ피드앤케어 대표이사로 발령나면서 전문경영인(CEO)의 길을 걸었다. 2021년에는 CJ대한통운 한국, 글로벌 부문 대표를 역임하다 올해 2월 대표이사직에 정식 취임했다.
그는 CJ대한통운을 이끌었던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호실적을 견인한 인물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대내외 경기 둔화로 물동량이 줄어 매출이 소폭 빠졌지만, 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시장에서 쿠팡은 2022년 12.7%이던 점유율을 지난해 8월 24.1%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CJ대한통운은 40.0%에서 33.6%로 내려갔다. 쿠팡이 로켓배송에서도 기존 직매입 방식에서 나아가 ‘제3자물류(3PL)’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는 CJ대한통운과 같은 물류 기업들의 중소 고객사들을 잠식할 수밖에 없다.
신 대표는 최근 물류 배송에서 로봇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고객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에서 로봇이 상하차 작업을 돕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실증 사업을 거쳤다. 여기에는 CJ대한통운과 기아, 현대건설, 로봇 스타트업 디하이브가 참여했다. 로봇개 ‘스팟(SPOT)’이 투입됐다. 예컨대 스팟 몸통 위 적재함에 택배를 실으면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주는 식이다. 신 대표는 스팟을 이용한 라스타마일(Last Mile)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아울러 신 대표는 미래 핵심 에너지 자원인 액화수소 운송사업도 국내 최초로 뛰어들었다. SK E&S가 인천 액화수소 공장을 준공하면서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CJ 대한통운은 전용 특수 탱크 트레일러에 SK E&S의 액화수소를 실어 전국으로 운송한다. 수소물류 시장에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영수 대표는 “CJ 대한통운은 언제 어디서 무엇이든 배송할 수 있는 종합 물류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라며 “2030년에는 글로벌 ‘탑 10’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