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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美 '빅컷'에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경공매 부담 덜까 [美 금리인하]

김다민 기자

dmkim@

기사입력 : 2024-09-19 18:14

미 연준 0.5%p 금리 인하에 국내 인하 기대감 상승
저축은행 업권 이자비용 감소 등 실적 숨통 트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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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사진 = 김다민 기자

▲저축은행중앙회/사진 = 김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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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기준 금리를 0.5%p 인하하며 힘겨웠던 저축은행 업권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 비용 축소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준은 현지 시각 기준 18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보다 0.5%p 인하한 4.75∼5.0%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대폭 인하를 의미하는 일명 '빅컷'이다.

연준에 따르면 총 12명의 위원 중 11명이 0.5%p 인하에 찬성했다. 이로써 기존 2.00%p차로 역대 최대였던 한국(3.50%)과 미국(5.25∼5.50%)의 금리 격차도 최대 1.50%p로 줄어들었다.

아울러, 연준은 함께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5.1%에서 4.4%로 0.7%p 낮췄다. 이는 연내 0.5%p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고한 것이다. 내년 이후 기준금리 중간값은 각각 2025년 말 3.4%, 2026년 말 2.9%, 2027년 말 2.9%로 예상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따라 낮출지는 미지수다. 최근 부진한 내수 경기와 함께 물가가 안정되고 있어 기준금리를 낮춰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가계 대출이 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어 금리 인하가 자칫 부동산 시장을 교란할 수 있어 해당 위험도 살펴야 한다.

다음 달 11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앞서 9월∼10월 초 관련 지표들에서 집값과 가계대출 진정세가 확인돼야 한은의 피벗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그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발 위기로 건전성 관리 및 수익 창출에도 애를 먹던 저축은행 업권에 가뭄에 단비가 될지 주목된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3804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9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1년 새 손실 규모가 약 4배가량 늘어난 모습이다.

저축은행 업권의 올 상반기 이자비용은 2조114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575억원) 대비 5429억원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자수익 또한 지난해 상반기 5조4331억원에서 1년 새 5461억원 줄어든 4조887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2조7756억원)와 비슷한 수준인 2조772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강화된 부동산PF 평가 기준으로 인해 저축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했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상반기(1조9323억원) 대비 20.50% 늘어난 2조3285억원을 돌파했다.

금리인하가 이뤄져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된다면 저축은행의 상·매각이 조금은 진전될 것으로 점쳐진다. 상·매각을 통해 수익성뿐만 아니라 건전성 지표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업권은 금리 인하를 기다려 왔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업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지만, 미국 금리 인하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를 낮추고 은행권이 움직인다면 그에 따른 영향은 있을 것 같다"며 "예를 들어 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시장에 유동성이 좀 생긴다면 부동산 시장도 조금 되살아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조금 되살아난다면, 부동산PF 경·공매도 진전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말 연체, 연체유예 또는 만기 연장 3회 이상인 사업장 총 216조5000억원을 재평가했다. 그 결과 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져는 16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져 재평가 결과에 따르면 유의 및 부실우려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는 지난 6일 확정한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금감원은 9월 말부터 매월 사후관리 이행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경영 건전성 관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에 대한 재구조화, 정리계획 이행을 주문한 만큼 업계는 정리에 힘을 쏟는 상황이다.

김병환닫기김병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을 6개월 내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업계에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6개월 내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하는 등 사업성 평가결과 등에 따라 마련한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이행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가능성에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에도 각별히 신경써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선순환과 신뢰회복에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 PF 예상손실 및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 표./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 PF 예상손실 및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 표./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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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질서 있는 부실정리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저축은행은 업계 전체적으로 적자규모가 확대되었으나 BIS자본비율은 오히려 상승해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시중금리의 하락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현재까지는 질서 있는 부실정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본격화될 경매 및 공매 진행과정에서 중·후순위를 중심으로 손실이 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손실규모는 낙관적(S1)과 중립적(S2) 시나리오 사이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예상손실은 낙관적(S1) 시나리오 일 경우 2조6000억원이며, 중립적(S2) 시나리오에서는 3조9000억원이다. 이에 따른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은 낙관적(S1) 시나리오와 중립적(S2) 시나리오 각각 1조원과 2조3000억원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질서 있는 부실정리가 진행 중이나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며, 향후 추가 관리가 중요하다"며 "‘유의 및 부실우려’ 사업장은 재구조화, 매각 및 상각을 신속히 추진해 이자비용 등 추가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진행이 지연되는 사업장은 장기간 고정화되지 않도록 추가적인 건전성 재분류를 통해 매각 및 상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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