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 / 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9일 공시를 통해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 주식 922만 3555주를 SKS 프라이빗에쿼티(SKS PE)에 9823만달러(약 1316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어센드 엘리먼츠에 총 6084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리사이클링 사업을 비롯한 포트폴리오 효율화에 속도를 낸다.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SK테스를 중심으로 AI 수요 증가에 대응해 IT자산처분서비스(ITAD, IT Asset Disposition)를 육성하는 한편,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은 글로벌 거점을 중심으로 한 시장 선점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SK테스는 AI 확산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데이터센터 전용 ITAD 시설 확충에 한창이다. 미국 버지니아에 연간 최대 개별 서버 60만대까지 처리가 가능한 하이퍼스케일 공장도 운영 중이다. 버지니아는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SK테스의 버지니아 ITAD 공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서버의 하드디스크, 메모리 등에서 각종 정보를 완벽히 파기한 후 재사용·재활용까지 진행된다.
편입 예정 자회사 에센코어와 SK테스 간 협업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도 예상된다. 에센코어는 홍콩에 본사를 둔 반도체 모듈 기업이다. ITAD 과정을 거친 IT 자산은 수리 및 검수를 거쳐 리퍼비시(Refurbish) 제품으로 재판매되거나, 분해해 부품(RAM 등) 또는 소재로 판매되는데, 에센코어 DRAM 메모리 모듈을 비롯해 SSD, SD카드, USB 등 메모리 제품을 여기에 활용할 수 있다. 파쇄를 통해 반도체 소재 핵심금속을 추출해 반도체 제조사에 제공하는 등 사업구도도 예상된다.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에서는 북미지역에서 그동안 축적한 인프라를 통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유럽 및 아시아 지역에 구축한 시설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핵심 광물 회수율을 고도화하는 핵심기술 내재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매각으로 재무 건전성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구주 매각으로 13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실리를 챙겼다”며 “유동성 확보 기반 재무 안정성 제고는 물론 폐배터리를 비롯한 리사이클링 사업 경쟁력 강화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알짜기업 자회사 편입…실적 개선 기대
이보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Essencore), 산업용 가스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2개 기업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했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2일에는 SK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안이 임시주총을 통과했다. SK에코플랜트가 신주를 발행해 SK㈜가 보유한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주식(지분 100%)과 교환하게 되는 식이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반도체 산업 등에 활용되는 질소·산소·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제조, 공급하는 기업이다. 산업용 가스와 액화탄산을 장기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안정적 이익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산업용 가스 제조 플랜트 건설·운영 측면에서 SK에코플랜트와 좋은 협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에센코어는 홍콩에 본사를 둔 반도체 모듈 기업이다. DRAM 메모리 모듈을 비롯해 SSD, SD카드, USB 등 메모리 제품을 전 세계에 제조·판매하고 있다.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춘 기업으로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이익 증대도 기대된다.
에센코어의 경우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SK테스(SK tes)와 협업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SK테스가 수거한 메모리 부품 등을 에센코어가 재가공(Refurbish)해 판매하거나 에센코어 또는 연관 기업에서 나오는 전자·전기폐기물(E-waste) 등을 SK테스가 수거, ITAD(IT Asset Disposition, IT자산처분서비스)를 거쳐 재활용하는 형태다. 각 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과 물류 채널의 결합도 영업력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간 꾸준히 IPO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체질개선을 토대로 오는 2026년 IPO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IPO를 위한 마지막 과제는 영업실적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2670억원, 영업이익 126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8.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원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28.7%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에코플랜트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친환경사업의 경우 리뉴어스(옛 환경시설관리) 등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액이 34.1% 증가한 7763억원, 영업이익은 36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번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의 편입이 완료되면 실적 개선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