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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정책 ‘오락가락’ 비판에 김병환 “은행이 스스로 관리해야…급증시 추가수단”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4-09-06 18:00 최종수정 : 2024-09-09 20:36

“정부가 획일적으로 기준 정하면 국민 불편 커질 것”
“가계대출 문제 생겨도 은행에 책임 전가할 생각 없어”
“관리 강화 기조 확고…상환능력에 맞는 대출 내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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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저축은행업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저축은행업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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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정부의 일관되지 않은 가계부채 관리 대책으로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비판이 커지자 김병환닫기김병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정부의 획일적인 규제보다 은행권의 자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추가 조치를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6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마치고 연 '가계부채 관련 브리핑'에서 “지금은 가계대출 적극 관리해야 할 때”라면서도 “방식에 있어서 정부가 과거처럼 획일적인 기준을 갖고 통제하거나 기준을 정하기보다는 개별 은행들이 각 회사의 리스크 수준과 차주의 특성 등을 스스로 평가해서 투기적 수요 부분을 먼저 제한하는 조치를 상황에 맞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마다 제각각인 대출 규제에 대해 “은행권의 자율적인 관리 조치 내용을 보면 갭투자, 다주택자 대출 등 투기적 성격의 대출을 최대한 관리하는 노력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과정에서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며 획일적으로 기준을 정하면 차주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기 어려워 오히려 국민들의 불편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주들의 사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알고 있는 은행들, 금융회사들이 현장 창구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맞는 방식으로 개별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금융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은행에 책임 전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은행들이 고객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줄여야겠다고 인식한다면 고객과 상황에 맞는 조치들을 해나가는 것이 은행이나 금융 시스템의 선진화 측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 위원장과 최상목닫기최상목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연 배경에 대해 “최근 가계부채 관련해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해두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급하게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과정에서 금감원장의 발언 등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일자 금융위원장이 수습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5일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금리 인상 등 손쉽게 대응한다며 “개입을 더 세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은행들의 대출 제한 조치가 쏟아지자 지난 4일에는 “가계부채 관리 속도가 늦어지더라도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며 “주택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주는 대출 정책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대출 규제 완화 메시지로 해석되면서 시장 혼란을 키웠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가진 가계부채에 대한 일관된 입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적으로 하향시켜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라며 “가계부채 부담이 누적되면 거시경제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금융시장에도 불안 요소가 되는데 그런 악순환을 유발하지 않도록 가계부채를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우리 정부 출범 이후 가계부채 비율이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돼왔고, 최근 수십 년간 있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이렇게 낮아진 기간이 없었다”며 “어느 정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영향도 굉장히 컸지만 리스크 부분은 안정되는 성과를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최근 들어 주택시장이 수도권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긴장감을 가지고 가계대출에 대한 고삐를 잡아나가야 되겠다라는 생각에서 9월부터 2단계 DSR을 시행하면서 수도권에 대해서는 조금 더 강한 기준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부분을 잡지 않으면 결국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서민과 무주택자에게 부담과 피해가 간다”며 “전체적인 흐름에서 봤을 때는 우리 경제가 우리 국민들이 함께 인식을 같이 하고 가야 될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필요시 추가 관리 대책도 예고했다. 그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는 확고하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이 계속 과열되고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준비해두고 있는 추가적인 관리 수단들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관리 수단에 대해서는 “모든 옵션을 다 올려놓되 기본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중심으로 상환 능력에 맞춰 대출받아야 한다는 기조를 확대하고 내실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서 대출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부분이 있을테니 거기에 맞춰서 필요한 시기에 신속하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은행 등 금융사들이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며 “국민들도 감당이 어려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기보단 상환 능력에 맞게 운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 원장의 실수요자 보호 발언과 관련해 “아무래도 현장에 실수요 어려움이 있을텐데 은행 차원에서도 관리나 고려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단편적으로 보면 어느 부분이 강조되는지에 따라 서로 메시지가 충돌하거나 혼선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체 흐름으로 보면 저와 금감원장의 인식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메시지를 낼 때 제가 오늘 말씀드린 기조 하에서 나가도록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조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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