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7일부터 유료멤버십 가격을 인상했다. /사진제공=쿠팡
이미지 확대보기쿠팡은 지난 4월 멤버십 인상소식을 밝혔다. 신규 회원은 4월13일부터 인상된 요금인 7890원을 받고 기존 회원은 8월부터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파장은 컸다. 지난 2021년 2990원에서 4990원으로 72% 인상한 당시보다 인상률이 낮지만 고객이 체감하는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이번 인상을 두고 C-커머스 공습 등에 대한 영향이라는 해석을 내놓지만 일각에서는 이 역시 ‘계획된 인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 역시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을 주기적으로 인상하고 있어서다. 아마존은 꾸준한 혜택 확장으로 고객 이탈을 축소하고 충성고객 확보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쿠팡 역시 이와 같은 길을 걸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쿠팡 의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아직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가 수백만명에 달한 상황에서 쿠팡은 더 많은 혜택과 절약을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와우 멤버십의 혜택과 절약 효과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범석 의장은 “와우 멤버십의 혜택과 절약 효과를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사진제공=쿠팡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면서 “한달 월 요금은 월 2회 정도의 배송비로 볼 수 있다”며 “(와우멤버십은) 무료배송 뿐 아니라 무료 반품과 독점 할인 혜택, 무료 비디오 스트리밍까지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송비를 3000원 정도로 책정하면 7890원 월회비로 매달 6만9000원의 배송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쿠팡은 유료멤버십 인상을 통한 재원으로 멤버십 혜택에 투자하고, 동시에 충성고객을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지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도 쿠팡의 혜택은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이다. 무료 배송·배달·직구, 무료 반품과 무료 OTT 등과 함께 와우 회원 전용 상품 할인 등 생활 밀착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은 단계별로 멤버십 혜택을 확장해왔다. 지난 2021년 쿠팡은 멤버십 비용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는데 당시 무료 배송, 반품 등에 한하던 혜택을 OTT와 배달, 직구 등 영역으로 대폭 확대했다. 비용을 쓰는 만큼 고객이 체감하는 혜택이 커지면서 인상률이 72%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원 이탈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회원수가 늘며 1100만 회원에서 지난해 1400만명까지 늘었다.
이번 인상을 두고서도 이탈 현상이 그다지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멤버십 인상이 알려진 지난 4월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쿠팡의 MAU는 3091만6564명으로 올해 4월(3061만5586명)보다 늘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기준으로도 쿠팡 MAU는 같은 기간 3090만8366명에서 3166만2174명으로 2.4%가량 소폭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들은 ‘희망회로’를 돌리며 멤버십 개편에 나섰다. 네이버는 10월까지 유료서비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최대 20% 적립금을 추가로 주는 ‘슈퍼적립’을 적용하기로 했고, SSG닷컴은 그로서리 특화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선보였다. 컬리는 ‘컬리멤버스’ 고객 대상으로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쿠폰 31장을 매달 지급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OTT나 배달 등 사람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를 결합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탈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유통채널이 쿠팡만큼의 혜택을 제공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다른 채널의 혜택이 쿠팡보다 더 파격적이라면 소비자들이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옮겨갈까 싶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