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 /사진=손원태기자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대표 차우철)는 앞서 지난 2016년 매출 1조1249억원을 달성한 후 코로나 기간 지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롯데GRS는 2020년 6636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더니 2021년 6757억원, 2022년 7815억원, 2023년 9242억원 등 성장세로 전환했다. 특히 당기순손실도 2020년 337억원, 2021년 446억원, 2022년 138억원에서 지난해 순이익 9억원 흑자 전환했다. 이처럼 롯데GRS는 실적 탄력을 받으며, 8년 만에 매출 1조를 앞두고 있다.
롯데GRS의 매출 일등공신은 롯데리아로, 약 70%가 여기서 나온다. 롯데리아는 지난 1979년 서울 소공동에서 1호점을 내며, 국내 최초 햄버거를 선보였다. 이후 롯데리아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했고, 현재 130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롯데리아는 햄버거 1세대 프랜차이즈로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창립 45년이 지난 만큼 전방위적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면서 소비자들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롯데리아가 올해 들어 가성비와 호기심으로 무장한 이색 햄버거를 지속 출시하는 이유다. 롯데리아는 올해 2월 전주비빔 라이스버거를 리뉴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두 달간 한정 판매됐다. 당시 150만 개 전량 소진돼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빗발쳤고, 이전보다 제품 중량을 늘렸다. 롯데리아가 라이스버거를 출시한 것은 지난 2016년 야채불고기 라이스버거 이후 7년 만이다. 햄버거 단품 열량이 572kcal, 가격이 6900원으로 가성비도 무장했다. 반숙 계란과 소고기 패티, 양상추, 고추장 소스 등을 버무려 비빔밥 맛을 구현했다.
롯데리아는 이어 햄버거 단품에 948kcal인 왕돈까스 버거도 출시했다. 돈까스 패티는 번보다 크며, 양상추와 피클 등이 어우러졌다. 실제 경양식 돈까스를 먹는 듯한 맛을 냈고, 가격 또한 단품 7500원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이 제품도 지난해 12월에 2주간 시범 테스트했다. 당시 준비한 수량 4000개가 모두 팔리면서 정식 출시로 전환했다. 롯데리아는 두 제품 모두 리브랜딩 차원에서 선보였다고 한다. 햄버거로 브랜드 낡은 이미지를 개선해 참신한 경쟁력으로 MZ세대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전체 소비자 중 2030세대 소비자 구매율이 약 78%로, 롯데리아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롯데리아는 여세를 몰아 브랜드 전면 리뉴얼에 나섰다. 12년 만에 신규 BI(Brand Identity)를 공개함과 동시에 메뉴명도 새로 개편했다. 롯데리아는 새 BI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 ▲통합 아이덴티티 구축 ▲해외 시장의 범용성 확대 등을 구축한다. 또한, 롯데리아의 시그니처 네임인 ‘리아(Ria’s)’를 활용해 제품명도 변경했다. 기존 불고기버거를 ‘리아 불고기’로 바꾸는 식이다. 롯데리아는 이를 토대로 해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리아는 현재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권에서 매장 300여 곳을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미국 첫 출점도 앞두고 있다.
롯데리아 새 BI. /사진=롯데GRS
롯데리아는 상생 보폭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가맹점주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주방 자동화 로봇인 ‘알파 그릴’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리아의 패티 쿠킹은 7단계의 수작업으로 구성돼 통상 5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로봇으로 대체하면서 제조 과정에서 6단계나 생략해 패티 쿠킹 시간을 3분으로 단축한다.
롯데리아는 또 지역별 유명 맛집과 콜라보해 인기 메뉴를 제품화했다. ‘롯리단길 프로젝트’로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3회 차 진행됐다. 지난해 6월 청주 매운맛 만두를 시작으로, 부산 돼지 후라이드, 서울 고추 튀김을 선보였다. 롯데리아는 ▲지역 상권 홍보 ▲경제 활성화 ▲소상공인 판로 지원 등을 위해 이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아울러 데리아는 고령층 대상 무인 주문기기 키오스크 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가맹점주와 함께 취약계층에 기금을 조성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롯데리아는 “약 45년의 롯데리아 브랜드 헤리티지를 유지하고 미래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BI·메뉴명으로 담고자 했다”면서 “고객에게 브랜드를 더욱 뚜렷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변화의 과정”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