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열린 한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왼쪽 윤석열 대통령, 오른쪽 젤렌스키 대통령 / 사진=대한민국 대통령실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수력원자력·한전기술·한전KPS 등 한국전력 그룹사와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한 ‘팀 코리아’는 지난 17일, 24조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한수원과 체코 측의 추가 협상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체코 정부는 17일 브리핑에서 우선 확정된 2기 건설 사업비가 4000억코루나(한화 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체코 진출은 향후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을 비롯한 동유럽 공략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해줄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9월, 국토부는 민·관 합동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대표단’을 구성,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직접 찾아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우리 정부와 기업의 경험을 살려 우크라이나 재건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의 올해 예산안을 보면 우크라이나 관련 예산이 지난해 629억원에서 올해 5200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재건 관련 예산은 1300억원이다.
올해 국토부는 기존에 진행하던 국가별 심층정보 분석 사업을 1개에서 6개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해외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주제별 연구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선정기준은 우리 기업의 진출‧수주가 활발한 신시장, 전략 국가 및 중점협력국가 등이다.
‘유망국가 심층정보 고도화 사업’은 현지어로 된 난해한 건설법령과 조세, 인허가 등 시장 정보 부족으로 현지 진출에 애로가 없도록 ’21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사업이다. 그간 베트남(’21), 인도네시아(’22), 사우디아라비아(’23)에 대한 심층분석을 시행한 바 있으며, 올해는 호주(투자개발사업), 인도(교통인프라), 캐나다(친환경 에너지), 우크라이나(재건시장), 폴란드(유럽진출 거점), UAE(원전‧탈탄소) 등 핵심국가를 선정했다.
올해 2월, 유엔과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세계은행이 공동으로 평가한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추정액은 향후 10년간 4860억 달러(649조2000억여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독일 경제협력개발부는 베를린에서 개막한 우크라이나 재건회의에서 한국·독일·폴란드·일본 등 18개국과 유엔난민기구(UNHCR)·유럽평의회개발은행(CEB) 등 국제기구, 구글·바이엘 등 기업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기술연합'이 출범했다고 밝혔다. 참여하는 정부와 기구·기업이 7억유로(약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앞으로 3년간 건설·운송·IT·의료 등 분야 인력 18만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경제부는 이번 회의에서 270억달러(약 27조2천억원) 이상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95건을 제안했다면서 "국제 지원을 통한 재건은 우크라이나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큰 수익을 낼 잠재력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잠재성이 큰 우크라이나 전후재건 시장에는 이미 국내 민간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맏형격인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페루 친체로공항 등 다수의 국내외 공항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기술역량과 전후(戰後) 국가 재건사업을 주도해 온 저력을 토대로 공항 확장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협약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핵심 교통 허브인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의 조속한 정상화를 적극 지원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가속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향후 고속철도 및 국가 기반시설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에너지 인프라 사업 추진 기반 또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난해 9월 코오롱글로벌은 OSC 전문자재기업 ‘에스와이’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두 기업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을 위해 현지 기후 및 용도에 최적화된 OSC(Off Site Construction, 탈현장 건축) 건축공사용 내·외장패널 기술개발 및 제조 등에 대한 협업을 진행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