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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다지는 교촌 '진심 경영', 옥수수로 승부수 던졌다

손원태

tellme@

기사입력 : 2024-07-18 17:32 최종수정 : 2024-07-18 17:43

교촌 6전7기 끝에 2년 만에 '교촌옥수수' 선봬
간장·레드·허니 이어 '4대 시그니처' 메뉴 기대
20년 만에 판교로 사옥 이전, '진심 경영' 선포
국내보다 해외…밀키트·외식업 등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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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국내사업지원부문장(사장)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교촌그룹 판교 신사옥에서 신메뉴 '교촌옥수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윤진호 국내사업지원부문장(사장)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교촌그룹 판교 신사옥에서 신메뉴 '교촌옥수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교촌이 20년 만에 판교로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교촌은 사옥 이전과 함께 2년 만에 공들였던 신제품도 공개했다. 이번에도 교촌 특유의 소스와 숙성, 조리 과정 등에서 교촌의 경영 철학이 묻어 나온다. 교촌이 추진하고 있는 '진심 경영'에 이목이 쏠린다.

교촌은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교촌그룹 판교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인라 교촌은 2년 만에 신메뉴 ‘교촌옥수수’를 공개했다. ‘교촌옥수수’는 기존 고객층뿐 아니라 Z세대까지 포섭하기 위한 교촌의 야심작이다.

교촌옥수수는 지난해 방송을 탄 JTBC 예능 ‘닭싸움’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 김도우 셰프가 만든 ‘찰콘치킨’ 레시피를 착안해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옥수수가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인기를 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교촌은 신메뉴 개발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현재의 맛과 레시피 개발을 위해 조리한 닭만 4330마리가 넘는다. 약 2억원 가량이 투입됐으며, 교촌 직영 매장인 ‘교촌필방’에서도 제품 테스트를 별도로 진행했다.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도 교촌옥수수에 대해 처음에는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교촌은 초기 옥수수 알갱이를 토핑해 씹히는 맛을 주고자 했다. 그러나 알갱이가 오히려 옥수수의 식감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촌은 옥수수 알갱이 대신 플레이크로 선회했고, 향신료를 곁들여 6전 7기 끝에 레시피를 완성했다. 권 회장도 신제품에 만족도가 높다는 후문이다.

교촌옥수수는 국내산 아카시아꿀과 옥수수, 무염 버터로 완성한 특제소스가 어우러진다. 시즈닝 아닌 옥수수로 갈아 만든 플레이크를 치킨 표면에 버무려 바삭한 식감도 구현했다. 치킨을 튀긴 후 소스를 버무려 옥수수 플레이크로 또 한 번 버무리는 등 두 번의 텀블링 과정을 거쳤다. 치킨 한 마리당 옥수수 함량만 30g에 달한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일반 옥수수 시즈닝 치킨에 비해 함량이 약 1.7배 더 높다.

교촌은 전매특허인 간장치킨, 레드치킨, 허니치킨과 함께 옥수수치킨을 4대 시그니처 메뉴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교촌 매장 내 점유율 8~90%는 간장·레드·허니치킨에서 나온다. 교촌은 교촌옥수수의 예상 점유율을 10~15%대로 잡고 있다. 그만큼 교촌옥수수에 대한 교촌의 자신감도 엿보인다.

교촌 신메뉴 '교촌옥수수'.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신메뉴 '교촌옥수수'. /사진=교촌에프앤비

권 회장은 지난 1991년 경북 구미 송정동에 ‘교촌통닭’이라는 매장을 냈다. 당시 권 회장은 국내산 식재료로 소스를 만들어 사용했고, 24시간 냉장 숙성과 두 번의 튀김, 치킨 조각마다 세 번의 붓질 등 일반 치킨과는 다른 조리방식을 택했다. 권 회장은 소비자를 기만하지 않겠다는 ‘진심 경영’의 자세를 가졌다고 한다. 일례로 권 회장은 지난 1996년 조류독감(AI) 당시 1kg 닭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500g 닭 두 마리로 튀겼다고 한다. 타 업체들이 튀김옷을 두껍게 입혀 제품 중량을 늘린 것과는 비교된다.

교촌은 1991년 국내산 통마늘과 마늘간장을 베이스로 한 ‘교촌시리즈’, 2004년 국내산 청양 홍고추를 착즙해 매운맛을 낸 ‘레드시리즈’, 2010년 국내산 아카시아 벌꿀을 사용해 달콤한 맛을 배가한 ‘허니시리즈’를 탄생시켰다. 교촌옥수수가 앞선 스테디셀러 메뉴처럼 또 다른 인기 메뉴로 등극할지 기대가 쏠린다.

교촌옥수수는 가격도 일반 메뉴들과 비슷한 수준인 2만원으로 책정됐다. 구체적으로 한 마리 모든 부위로 만든 ‘교촌옥수수 오리지날’이 2만원, 자르지 않고 통안심으로 만든 ‘교촌옥수수 통안심’ 2만3000원, 닭다리살로 만든 ‘교촌옥수수 순살’ 2만3000원이다. 특히 통안심 메뉴는 교촌이 통안심으로만 새롭게 선보이는 100% 순살 부분육이다. 아울러 교촌은 교촌옥수수를 떡볶이와 페어링해 먹을 수 있도록 세트로 구성했다. 이는 개별 구매 대비 최대 3500원 저렴하다.

윤진호 국내사업지원부문장(사장)은 “옥수수는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나 호불호가 없는 인기 식재료로, 치킨과의 조합도 잘 어울린다”라며 “제품명도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각인되기 쉽게 ‘교촌옥수수’로 명명하게 됐다”라고 했다.
교촌 판교 신사옥. /사진=손원태기자

교촌 판교 신사옥. /사진=손원태기자



판교로 사옥 이전…교촌이 그리는 '진심 경영'
교촌은 앞서 지난 4월 경기도 오산에서 판교로 사옥을 이전했다. 교촌이 사옥을 이전한 것은 지난 2004년 오산에 본사를 마련한 후 20년 만이다. 동시에 권 회장은 교촌의 새 경영 철학으로 ‘진심 경영’을 선포했다.

‘진심 경영’은 말 그대로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뜻에 기초한다. ▲정직과 정성 ▲도전과 혁신 ▲상생과 나눔을 공유가치로 삼는다. 특히 ‘진’은 ‘참 진(眞)’과 ‘다할 진(盡)’의 중의적 표현이다. 정직과 정성을 담은 ‘진심(眞心)’과 창의와 상생을 뜻한 ‘진심(盡心)’으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촌은 국내 치킨업계 BIG3(교촌·bhc·BBQ)이지만, 매장 수는 현저하게 적다. 교촌의 최근 3년간 매장 현황은 2021년 1339개에서 2022년 1368개, 2023년 1378개로 출점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반면 bhc, BBQ 매장 수는 2000여 개가 넘는다. 이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무리한 출점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는 창업주의 의지이기도 하다.

교촌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1204억원) 대비 5.9% 하락한 1133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59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19억원을 기록했다. 교촌은 또 가맹점 매출이 평균 7억5000만원으로, bhc(5억9800만원)나 BBQ(4억3500만원)를 앞지른다. 교촌은 지난 2022년부터 bhc에 치킨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치킨업계 3사 중 가맹점 매출 1위를 압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교촌은 대신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현재 8개 국가에서 70여 개 매장을 두었다. 아울러 교촌은 밀키트, 소스, 양조업, 외식업 등 사업 다각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촌의 인기 메뉴인 블랙시크릿치킨을 팝콘으로 만들었다. 또한, 교촌 간장, 레드, 허니 소스를 대형마트 진열대에 올렸다. 라면이나 볶음밥 등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신메뉴 ‘다담덮밥(특제 소스에 24시간 숙성한 닭다리살을 직화로 구워낸 덮밥)' 연내 출시도 앞두고 있다. 교촌은 또 여의도에 치킨이 아닌 ‘메밀단편’ 매장을 내 외식업 확장에도 나섰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맥주를, 경북 영양에서는 막걸리도 제조하고 있다.

가맹점과는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상생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전국 가맹점에 디지털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스스로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하도록 마련한 것이다. 또한, 매장 내 로봇이 치킨을 튀겨주는 협동조리로봇도 보급했다. 로봇 스타트업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드론이나 로봇이 치킨을 배달해주는 시범 사업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 있는 가맹지역본부(지사)를 직영으로 전환했다.유통망을 단순화해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권 회장은 판교 사옥 이전과 함께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우리의 기업 철학은 100년 기업을 향한 교촌철학의 진수”라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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