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증권사 시총 상위 10 연도별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출처=에프앤가이드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위(미래, NH, 한국, 삼성, 키움, 신영, 대신, 한화, 유안타, 교보 등) 중 주당순자산비율(PBR)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0.80배)이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연환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9%로 업계 최고 수준인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PBR은 ROE에 주당순이익비율(PER)의 곱으로 도출할 수 있다. ROE가 높을수록 PBR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금융신문은 이러한 ROE와 PBR의 정확한 관계를 도출하기 위해 시총 상위 10위 증권사의 과거 평균 ROE(2020~2023년)와 연간 ROE 변동성, 올해 1분기 ROE(연환산 기준) 등과 PBR의 상관계수를 도출했다.
상관계수란 두 변수 사이에 연관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범위는 +1에서 -1까지로 표기하며 +1에 가까울수록 양(+)의 상관관계, -1에 가까울수록 음(-)의 상관관계, 0에 가까울수록 관계가 없는 것으로 표현한다.
계산 결과 현재 PBR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은 과거 평균 ROE(+0.67)이었으며 올해 1분기 ROE는 +0.53으로 나타났다. ROE 변동성(과거 ROE 표준편차/평균)은 -0.25이며 추가로 전년말 대비 올해 1분기 ROE 개선폭은 -0.20이다.
ROE 변동성과 ROE 개선폭이 PBR과 음(-)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는 전형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ROE 변동성과 개선폭이 클수록 시장 예측이 어려워 기업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두 지표 모두 상관관계 수치가 -0.2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과거 ROE 평균치와 올해 1분기 말 기준 ROE는 PBR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국내 상장 증권사 시총 상위 10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자산비율(PBR) 분석./출처=한국금융신문 재가공
이미지 확대보기PBR 기준 하위 5개 증권사(교보, 유안타, 한화, 대신, 미래) 올해 1분기 ROE가 과거 평균을 하회하거나 과거 평균 수준 자체가 낮은 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증권사는 ROE를 예전 평균 혹은 그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중 한화투자증권의 경우는 과거 평균 ROE가 3.1%에 불과해 ROE 자체를 높여야 한다. ‘기업 밸류업’을 위한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이는 ROE가 개선돼야 가능하다. 여기에 ‘높은 ROE 수준’을 수년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올해 1분기 한화투자증권의 ROE는 18.9%로 과거 평균을 훌쩍 뛰어 넘었지만 경상적인 이익이 아니다. 또 증권사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큰 폭으로 증가할 때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도 현 수준의 밸류를 지탱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신영증권이 자본준비금 관련 이슈가 부각되면서 향후 배당재원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신영증권 PBR(0.66배)을 과거 평균 ROE(7.6%)로 나누면 PER(역산 PER)은 8.71배로 도출된다. PER은 이익성장성 외에 기업 브랜드, 영업력 등 비정형 가치 등이 반영된다. 신영증권 PER이 높은 원인 중 하나로 ‘주주환원’을 빼놓을 수 없다.
한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주주환원율이 높은 증권사로 꼽힌다. ROE는 삼성증권이 10.6%, NH투자증권이 9.2%로 키움증권(18.5%), 한국금융지주(15.2%) 대비 낮지만 PBR은 한국금융지주보다 높다. 역산 PER은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보다 높다.
키움증권이 압도적 수준의 ROE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주주환원 등을 낮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율이 높은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ROE가 높은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중 후자가 더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다”며 “이중 ROE가 가장 낮은 NH투자증권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면서 ROE를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