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의 효시는 투신사인 대한투자신탁(대투)이다. 대투가 증권업으로 전환하고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현재의 하나증권에 이르렀다.
하나증권은 은행지주의 수익다각화 의지를 바탕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증권업계 톱6까지 키웠다. 발행어음 등 금융투자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초대형IB(투자은행) 인가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12월에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하나 계열로 들어와 대한투자증권에서 하나대투증권으로 다시 한번 이름을 바꿨다. 하나대투증권은 2008년 하나IB증권을 흡수합병한 후 WM(자산관리), IB(투자금융),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종합증권사로 도약했다.
2015년 9월에는 하나금융투자로 사명을 다시 바꿔 새 출발에 나섰다. 2019년에 하나금융지주의 지원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이어 2022년 7월 사명을 현재의 하나증권으로 바꿨다. 증권업에 대한 직관성과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자 한 의지로 풀이된다.
은행 비중이 압도적인 하나금융그룹에서는 하나증권이 비은행부문 주요 계열사로 안착하도록 힘써왔다. 하나금융지주 내 하나증권의 실적기여도를 보여주는 순이익 비중(%, 연결기준)은 2020년 말, 2021년 말에 각각 15.58%, 14.37%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말에는 3.53%까지 떨어졌다.
특히, 2023년의 경우 기여도가 대폭 후퇴하기도 했다. 하나증권은 2023년 연결기준(지배주주 지분 기준) 2924억원의 당기순손실 적자를 냈다. IB 부문에서 고금리에 따른 조달 여건 악화 및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침체 등으로 신규 딜(deal)을 발굴하지 못하는 가운데, 보유 자산의 평가손실이 더해지며 실적 낙폭이 확대된 탓이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2024년 1분기에 연결기준 8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다시 플러스(+) 이익으로 턴어라운드했다. 이에 따라 2024년 1분기 말 하나증권이 차지하는 하나금융지주내 순익 기여도는 8.69%까지 회복됐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1964년생)가 증권 사령탑과 함께, 하나금융지주 사내이사 부회장으로 그룹 내 '키맨(key man)'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강 대표는 앞서 하나은행 부행장,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등을 거친 후 2023년부터 증권 수장을 맡아왔다.
초대형IB 조건을 갖춘 하나증권은 금융당국에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과 매매를 골자로 한 단기금융업무 인가 신청도 준비 중이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 단기 어음으로,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발행할 수 있는 핵심적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는 한투, NH, KB, 미래, 삼성 등 5곳이다. 이 중 4곳(한투, NH, KB, 미래)은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하나증권은 "초대형IB 관련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인가 신청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하나증권은 베테랑 IB 인력 영입 등으로 체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하나증권은 2023년 11월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출신인 정영균 IB그룹장 부사장을 선임했다. 정 부사장은 2017년 삼성증권이 초대형 IB로 인가받았을 당시 전문성이 있던 대체투자를 개척해 IB를 강화하고 외연을 확장했던 경력을 평가받고 있다.
WM 부문에선 하나증권 고객 자산이 2023년 말 기준 7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탁자산 증가, 디지털 마케팅 확대로 고객 수가 늘어난 결과다. 하나증권 측은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고, 관계사와 협업해서 복합상품 출시를 확대하고자 한다"며 "외부제휴, 증권앱(app) 연계 등 다양한 신규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VIP 관리를 강화하고, 하나자산운용 출범을 계기로 하나증권만의 독점적 공/사모 상품 출시 및 판매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IB 부문에 대해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 글로벌 부동산 침체 등 불확실성에 따른 비우호적 영업환경을 전제하고 조직 정비에 나섰다.
하나증권은 2024년 정기 조직개편에서 IB그룹을 1부문과 2부문의 2체제로 두었다. IB그룹 1부문의 경우, 기업금융 영업조직을 확장하고 'ECM본부'를 별도의 본부로 신설해 ECM1실부터 ECM3실까지 총 3개실을 산하에 두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위주의 IB 하우스에서 전통IB 부문의 균형성장에 주력했다. ECM본부는 주로 IPO 업무를 하며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주식연계채권 발행 주선 업무를 수행한다. 하나증권 ECM본부의 IPO 주관 실적은 2023년 기준 6위로, 2024년 올해는 IPO 리그테이블 5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DCM(채권자본시장)의 경우, 전통IB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1개실에서 올해 1개 본부, 3개실로 확대하고 인원 확충에도 나섰다. 하나증권은 DCM 부문에서 올해만큼은 대표주관 실적을 논하기 보다 일반회사채 기준으로 인수실적 8위를 목표로 한다. 대신 오는 2025년 DCM 6위로 진입을 목표로 삼고 ABS(자산유동화증권) 및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오는 2026년에는 대표주관 실적으로 DCM 5위권 진입을 기대한다.
IB그룹 2부문의 경우, 인프라, 부동산, 대체투자 등 안정성 높은 자산을 발굴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기존 보유 미매각 자산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수익을 정상화해나갈 계획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업의 경쟁력 즉, 레벨 업(Level-Up)을 통한 턴어라운드 시현을 목표로 한다"며 "손님수 및 손님자산 확대, 1등 사업 공고화 등 본질적인 핵심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