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AI금융공학운용부문 대표(부사장). /사진 = 한국금융신문
이미지 확대보기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AI금융공학운용부문 대표(부사장)는 인공지능(AI)이 향후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선별·분석하는 단계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로보어드바이저(RA)는 향후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비즈니스보단 투자자 성향,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구성·제공하는 데 최적의 효율을 낼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4 한국금융미래포럼 : AI 혁명과 금융혁신 3.0’에서 ‘로보어드바이저와 퇴직연금 운용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RA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AI가 딥러닝, 머신러닝 등 알고리즘을 이용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구성·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RA는 고객 진단 알고리즘과 자산 배분·리밸런싱 알고리즘, 주문집행·계좌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중 주문집행·계좌관리는 별도로 분리할 수 있다. RA는 기존의 운용 방식에서 개개인의 재무 상태와 성향에 맞추는 ‘초개인화’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초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여전히 전담 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웰스매니저들은 단순히 자산을 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프라 구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은 고액 보수를 내더라도 전담 어드바이저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재 AI의 운용 역량은 인간의 운용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단계라고 짚었다. 그는 “인공지능 설계 자체에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기업 재무, 시장 정보, 운용 경험 등이 데이터화 돼 반영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선별하고 분석하는 단계로 갈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AI가 완전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운용 부문에 있어서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운용은 지식 해석과 판단에 기반을 둔 법률이나 의학 영역과는 달리 판단과 예측이 훨씬 중요한 영역이다”며 “무한대의 새로운 경로가 가능하고 매 순간순간이 판단의 영역이며 AI를 포함한 행위자의 투자 행동이 또다시 무한대의 새로운 경로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운용에서의 AI는 제한적인 능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향후 대부분의 운용은 비중의 차이일 뿐, AI와 인간이 결합한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가 있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AI 기술, 바이어스를 가지지 않는 차가운 AI가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어쩌면 모든 운용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며 “AI 위주로 운용할 건지, 그래도 인간의 판단이 많이 작용하는 운용을 할 건지의 판단만 남았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RA의 성장 한계는 존재한다고 했다. RA 비대면 비즈니스의 특성과 대면을 통한 투자자의 불안감 해소는 상충되는 측면이 있어서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투자 방식에 오프라인 콜 센터 운용 필요성까지 검토되고 있다”며 “챗 GPT 등 LLM은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해줄 것으로 판단되고 투자에 특화된 SLM, sLLM을 적절히 학습시킴으로써 투자자에 응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