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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캐피탈은 불법사채 아닌가요?”

김다민 기자

dmkim@

기사입력 : 2024-05-20 00:00 최종수정 : 2024-05-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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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다민 기자

▲ 김다민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이름은 사람이나 사물을 마주할 때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다.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져 부모들은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좋은 이름을 지어주려 한다.

하지만 이름에 낙인이 남는다면 회복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2금융에 출입한다니까 주변인들이 걱정을 한다. 걱정의 이유를 물어보니 2금융은 위험한 곳 아니냐는 것이었다. 의아했지만,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당장 필자만 해도 불과 작년까지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인에게 2금융 중 다소 생소할 법한 저축은행과 캐피탈, 대부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냐고 물었더니 다음처럼 말했다.

청주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A 씨는 “저축은행은 농협과 비슷한 것 같은데 캐피탈은 기업들이 쓰는 거 같다”며 “대부업은 다소 채무자가 정장 입은 사람들에게 한 달만 시간을 달라고 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B 씨는 “저축은행은 부도 사례가 있어 쓰기 꺼려지고 대부업은 불법 사채랑 다른 3금융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산와머니 광고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피탈은 현대캐피탈처럼 이름을 아는 곳은 금융회사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이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이용이 꺼려진다”고 밝혔다.

이외의 답변은 유사했다. 전체적으로 저축은행은 부도, 캐피탈은 잘 모르는 곳, 대부업은 불법 사채 이미지가 강하다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단어가 주는 거부감은 대부업이 가장 크고 이후 캐피탈, 저축은행 순으로 거부감이 적었다.

아직도 2금융에 대한 이미지는 곱지 않다. 각자마다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는 이유였다.

그러나 캐피탈의 낙인 이유는 다소 생소해 의견을 구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자들이 캐피탈 상호를 무단으로 사용해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대부업의 경우 대부라는 명칭을 달도록 법에 규정하고 있으나 이 말만 존재해 OO캐피탈대부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금융감독원 업종 등록 단위 명칭도 리스사, 할부사다.

예를 들면 롯데오토리스라는 리스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지만 캐피탈 명칭은 사용하지 않는다. 캐피탈이라는 명칭을 이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격도 없고 제한도 없는 것이다.

협회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식 개선에 나서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캐피탈 명칭을 쓰더라도 합법적으로 사업하는 타 업권의 회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사의 경우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등록 회원사 목록이 나와 있어 확인한다면 이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축은행중앙회와 대부협회도 마찬가지로 각 협회 홈페이지에서 협회에 등록된 회원사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결국 금융당국이 캐피탈사라는 명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비록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명칭 사용 규제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금융 지식 제고 및 인식 개선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저축은행과 대부업의 규제는 강해졌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현재 2금융권 개별 금융사와 협회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금융당국 차원의 도움이 더해진다면 소비자 보호는 물론 이름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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