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조 클럽'을 겨눌 수 있는 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대 증권사는 한투를 비롯, 키움증권(대표 엄주성닫기엄주성기사 모아보기),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으로 나타났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의 힘'이 실적에 큰 보탬이 됐다. 또 회사채 발행, IPO(기업공개) 호조로 DCM(채권자본시장), ECM(주식자본시장) 전통 IB에서 두각을 보인 증권사가 약진했다.
향후 실적 최대 변수는 정부가 '옥석 가리기'에 나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충당금이 될 것으로 지목된다.
16일 증권업계의 2024년 1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자기자본 톱10(미래, 한투, NH, 삼성 KB, 하나, 메리츠, 신한, 키움, 대신)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총합은 2조285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톱10 증권사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 이하 동일) 합계는 1조7998억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1분기 영업익 3918억원, 순이익 3675억원으로 업계 1위 실적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5%, 39.7%씩 늘었다.
2위는 영업익 기준으로는 키움증권(3377억원), 순익 기준으로는 삼성증권(2531억원)이다.
증권업계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일부 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이 실적에 반영되며 밀렸다. 1분기 영업익 2705억원, 순이익 1647억원이었다.
2년 연속 영업익 1위였던 메리츠증권도 올 1분기 영업익 1557억원, 순이익 1251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35%, -37%였다.
은행지주 계열 '효자' 증권사 중 최상위는 NH투자증권이었다. 영업익이 2769억원, 순이익이 225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0.1%, 22.5%씩 성장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취급했던 인수 금융 자산에 대한 손상 영향 등이 반영되면서 주춤했다. 1분기 영업익 859억원, 순이익 757억원으로, 각각 -32.5%, -36.6%였다.
DGB금융지주 계열 하이투자증권은 충당금 적립(365억원)에 따라 실적이 후퇴했다. 영업손실 121억원, 순손실 49억원이었다.
BNK투자증권도 충당금을 300억원 가량 쌓으면서 실적에 하방 압력이 됐다. 영업익 188억원, 순이익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대씩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1분기 영업익이 260억원이었으나, 순이익은 766억원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부문에서 대약진한 토스증권은 1분기 영업익이 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했다. 당기순이익은 119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순익의 8배나 기록했다.
향후 증권업계 실적 가늠자는 부동산 PF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미 PF 리스크를 많이 반영하기는 했지만, 일부 중소형사 등은 브릿지론, 중·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사업장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PF 스트레스 테스트(2024년 4월)' 리포트에서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캐피탈, 저축은행 대비 양적 부담은 낮은 편이나, 다만, 지방 사업장과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질적 구성은 열위하다"며 "상환순위가 중·후순위인 경우 부실 사업장 정리과정에서 최종 손실위험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