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왼쪽),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각사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 글로벌 세일즈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다음 주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과 미국 뉴욕으로 투자설명회(IR)를 떠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회장과 진옥동 회장은 이복현 원장과 함께 오는 16일 뉴욕에서 열리는 IR 행사에 참석한다.
이 원장은 뉴욕 IR에서 금융권의 주주환원 확대 정책과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금융투자세 폐지, 영문 공시 의무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정책을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홍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초안을 발표했고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중 최종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미국뿐 아니라 독일과 스위스에서도 밸류업 프로그램 세일즈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번 출장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금감원·금융권이 싱가포르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IR 행사에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KB금융 회장과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이 이 원장과 동행했다. 같은해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금감원·금융권 공동 IR 행사에는 진옥동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참석한 바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주가 부양의 일환이다. 국내 은행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KB금융(0.58배), 신한금융(0.53배), 하나금융(0.50배), 우리금융(0.38배) 등 4대 금융지주 모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KB금융은 연간 배당총액 수준을 최소한 유지 또는 확대를 원칙으로 운영하면서 배당 성향은 이익 규모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매년 이익 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배당 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 배당금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김재관 KB금융 재무담당(CFO) 부사장은 “적정 주당순자산가치에 근접하거나 이익 규모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향상되는 경우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1분기 주당 배당금 540원과 2·3분기 중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의했다.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6개월 동안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으로, 취득이 마무리되면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 부사장은 “2, 3분기까지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년도 연간 취득 규모와 비슷해진다”며 “현재의 기초체력과 자본비율 관리 역량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상당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주당 600원의 현금 분기 배당을 결의했다.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올 2분기 내 매입을 완료하고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