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진 = SK하이닉스
이미지 확대보기이에 올해 초 엔비디아에 12단 HBM3E 샘플을 엔비디아로 보내며 승부수를 띄운 삼성전자에게 관심이 모아진다. SK하이닉스 말대로 엔비디아의 올해 12단 HBM3E 수요가 없거나 많지 않다면 삼성전자의 12단을 통한 반격 전략도 틀어질 수 밖에 없다.
25일 SK하이닉스 김규현 D램 마케팅 담당은 12단 HBM3E 양산계획에 대한 질문에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쳐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라며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 공급하게 됐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HBM3(4세대 HBM)을 엔비디아에 독점공급하며 HBM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80% 점유율로 사실상을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엔비디아 HBM 파트너십에 파고들기 위해 12단 HBM3E를 승부수로 띄었다. 올해 2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단 HBM3E 개발하고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는 곧 엔비디아의 12단 HBM 제품 독점 공급업체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앞으로 HBM 고단 적층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고용량 HBM 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12단 HBM3E 실물에 ‘승인(Approved)’이라는 서명을 남기면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컨퍼런스에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12단 HBM3E 수요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 삼성전자 승부전략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게 됐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의 경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고 영업익은 2018년 1분기 이후 두번째로 높았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경우 HBM 등 AI서버향 제품 판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낸드 플래시 (NAND)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가 상승했다.
앞서 24일 SK하이닉스는 5조3000억원을 투자해 청주캠퍼스 내 신공장 M15X를 첨단 D램 생산 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비 투자액 등을 포함하면 총 투자액은 20조원에 이른다.
HBM 등 AI용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선제적으로 D램 생산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SK하이닉스는 “HBM은 일반 D램 제품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캐파가 최소 2배 이상 요구되는 만큼 D램 캐파를 늘리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