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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대비하나'…저축은행 수장 뉴페이스 대거 등장 [금융 이사회 줌人 (1)사내이사]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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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4-08 00:00 최종수정 : 2024-04-09 17:09

저축은행 지난해 8년만에 적자 전환
10개 중 1개 회사 대표 교체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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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대비하나'…저축은행 수장 뉴페이스 대거 등장 [금융 이사회 줌人 (1)사내이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이사회를 보면 기업이 보인다. 금융권 이사회 사내.사외이사 구성부터 여성비율, 보수 책정 관련한 이슈까지 4회 시리즈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저축은행 10개 중 1개 회사가 2024년 인사에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저축은행 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신임 수장을 필두로 위기를 타파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8일 한국금융신문 이사회 인물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대표이사가 교체된 회사는 8곳에 달한다. 무려 업권의 10%가 수장을 교체한 것이다. 모아저축은행을 제외한 7개 회사는 모두 그룹 또는 지주에 속한 저축은행이었다.

새롭게 선임된 8개 저축은행의 수장들은 전략·기업금융·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저축은행업권에서는 보기 힘든 여성 대표가 탄생했으며 1962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

신임 대표이사 중 절반 이상이 영남 출신이었으며 은행 또는 금융지주에서 경력을 쌓다 저축은행 업권으로 이동한 2금융 새내기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저축은행 뉴페이스 수장들
저축은행 신임 수장 중 맏형은 노남열 키움yes저축은행 대표이사다. 1962년생인 노남열 대표는 서울 동성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키움증권 부장, 키움저축은행 본부장, 키움YES저축은행 기업금융본부장 등 다우키우그룹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키움YES저축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노 대표가 저축은행 및 기업금융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와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저축은행 내 키움YES저축은행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했다.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는 1964년생으로 전략, 기획 관련 업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온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석태 대표는 순천고 졸업 후 중앙대 경영학과를 나와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압구정로데오지점장, 전략기획부장, 경영기획단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미래전략부장(본부장)을 맡아 민영화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단 상무, 2020년 신사업총괄 전무를 지내며 인수합병(M&A) 실무를 이끌었고 2020년 말 사업성장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신설된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부행장)을 맡아 은행 전반의 리테일 영업을 총괄한 바 있다.

이 대표와 동갑내기인 김영문 BNK저축은행 대표이사는 기업금융과 부동산PF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김영문 대표는 부산상고와 한국방통대 경제학과, 부산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후 투자금융부장과 IB사업지원본부장, 동부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18년 마케팅그룹장 겸 경남영업본부장을 맡으며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이후 BNK금융지주로 옮겨 그룹CIB 부문장을 지내며 2020년 전무,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부터 BNK시스템 대표직을 맡다가 BNK저축은행으로 적을 옮기게 됐다.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신임 수장 중 유일한 여성이다. 홍일점인 그는 1966년생으로 경명여고 졸업 후 경북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이후 국민은행 영남지역권에서 지점장을 맡으며 현장 경력을 쌓다가 ▲국민은행 인재개발부장 ▲국민은행 상인역지점 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1년 KB금융지주로 이동해 준법감시인 상무, 전무직을 거쳐 올해 KB저축은행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

서혜자 대표는 KB저축은행의 첫 여성 CEO이기도 하다. KB금융지주가 2012년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탄생하게 된 KB저축은행은 출범 후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수장을 맞이했다.

오세윤 NH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서혜자 대표와 동갑내기이자 금융그룹 저축은행의 수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세윤 대표는 부산 배정고등학교, 부산대학교 지질학과 졸업 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중앙회 부산신용사업부, 부산금융사업부, 부산시청등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2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농협은행에서 부산영업지원팀 팀장을 시작으로 부산경원지원단 단장, 부산시청 지점장, 부산대학교 지점장, 기장군 지부장을 거쳐 다시 중앙회로 돌아와 부산지역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농협손해보험 마케팅부문 부사장으로 오른 바 있다.

이재옥 상상인저축은행 대표는 김영문, 서혜자, 오세윤 대표와 동일한 영남 출신이다. 1968년생인 이재옥 대표는 상주 상산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신호제지 재경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화이트정보통신 경영지원본부장, 씨티엘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 상상인그룹에 합류하게 됐다.

2012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대표는 대전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2023년부터 상상인저축은행 감사로 근무하던 그는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 대표직을 맡게 됐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1970년생 수장들도 2명이 있다.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이사는 1970년생으로 아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융창상호신용금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2001년 한국투자저축은행에 입사한 뒤 저축은행 영업과 상품, 기획 전반의 경력을 쌓았다. 리테일사업본부장(전무)으로서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로 올라서게 됐다.

현재 업계의 주요 수익원이 된 스탁론, 팜스론 등의 사업을 직접 개발하는 등 저축은행 비즈니스의 본질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신임 대표 중 최연소는 1974년생인 김진백 모아저축은행 대표이사다. 노남열 키움yes저축은행 대표와는 12살 차이로 호랑이띠 띠동갑이다.

김진백 대표는 단국대학교부속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나왔다. 미국 UC버클리대 산업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밟고 2005년 캐나다 콘코디아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2006년 삼성전자 차장을 지내다 2010년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에 임용됐다. 모아저축은행에서는 2017년부터 경영전략본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상무와 전무를 거쳐 2020년 부저축은행장에 해당하는 수석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경영전략본부에서만 7년간 몸담아 '경영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신임 수장들 미션은
새로운 대표를 맞이한 저축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신임 대표이사를 추천하며 공통적으로 건전성과 성장을 강조했다.

KB금융지주는 “리스크와 수익성을 고려한 내실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으며 농협금융은 “건전성 회복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추천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임 대표이사 추천에 이처럼 건전성과 수익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이 두가지 요소가 저축은행 업권의 큰 문젯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 업권은 5559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무려 135.6% 급락했다.

2015년부터 8년간 흑자를 이어왔으나 이자비용 증가 및 대손충당금 확대 적립 영향으로 순익이 고꾸라졌다.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은 전년 대비 3.14%p 오른 6.55%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3.64%p 늘어난 7.72%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경기침체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인 서민, 중·소상공인을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고,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대표를 맞이한 8개 저축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8개 회사 중 한국투자저축은행와 모아저축은행을 제외한 6개 회사가 적자 전환했으며 BNK저축은행은 3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2억원) 대비 순익 하락률이 -16250%에 달한다. KB저축은행은 이들 중 가장 큰 9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각 회사들은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신임 대표 선임으로 변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는 비용절감 및 시장상황 변화에 맞는 신규영업을 통해 경영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중·저신용자를 위한 자금공급 등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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