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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정의 돼야!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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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3-11 00:06

다양한 디지털 방식의 결제수단까지 확장
범용성 확대 따른 결제대상 범위도 넓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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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 대략 십수 년 전부터 스마트폰 등장과 이를 통해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이른바 ‘페이’라 불리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간편결제 수단들이 대거 나왔다.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 소비지출 대부분을 책임져온 카드업에게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또 이들과 협업함과 동시에 경쟁도 하면서 지금도 많은 변화가 진행 중이다. 물론 앞으로 그려질 카드업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 분명하다.

결제의 디지털化는 날이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발전해가는 속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가파르다. 이렇다보니 지급결제시장의 미래는 바로 디지털 결제가 될 것이란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모바일앱카드, 생체인증카드와 같이 실물카드가 없고 카드기능만 있는 다양한 디지털 결제수단이나 소액후불결제, BNPL(Buy Now Pay Later) 등과 같이 카드 기반이 아닌 신종 후불결제 수단들이 나오면서 카드업의 핵심 업무 중의 하나인 후불결제 업무의 본질적 특성도 퇴색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디지털 결제 트렌드를 살펴보면, 크게 네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NFC, QR코드를 활용한 비접촉식 결제기술의 발달이 가속화 중이다.

예를 들면, 지문이 결부된 생체인증 플라스틱카드뿐 아니라,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을 활용한 ‘탭투페이(tap-to-pay)’ 결제가 대표적이다. 카드를 긁거나 꽂지 않고 카드단말기에 간편하게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진행되는 소위 컨택리스(contactless) 결제가 자연스러운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한 MZ세대(24~39세)가 경제활동의 주류로 등장하면서 소비자 결제방식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MZ는 매일 스마트폰을 검색하면서 하루를 시작해서 온라인에서 쇼핑하고 이용 후기를 남겨 포인트를 받아가는 습성을 지닌 대표적 세대다. 예전에는 플라스틱카드와 같은 실물 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것이 소비자의 보편적인 결제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간편결제라는 수단에 카드를 연동시키거나 돈을 미리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인 ‘페이’를 통한 결제가 일반적인 결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셋째, O2O(Online to Offline)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소매점들의 O2O 비즈니스 전환이 늘어나는 추세다. O2O는 앱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하는 사실상 소비자와 오프라인 소매점을 온라인상에서 서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면, 음식배달, 식당, 미용실, 숙박시설 등에서 온라인으로 주문·예약을 하지만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식으로 요즘 일상에서 그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앞으로 오프라인 소매점은 거의 대부분 O2O 소매점으로 변신할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넷째, 생활 전반에 있는 자금이동 및 대금결제 등의 수요를 카드망에서 모두 가능하게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으로 개인간(P2P), 기업간(B2B), 기업과소비자간(B2C), 정부와 소비자간(G2C)의 자금이동 또는 대금결제 등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지불 흐름이 많이 일어나는 중이다.

예를 들면, P2P의 경우 월세 및 부조금, 해외송금 등이 있을 수 있고, B2B의 경우 대금지급, 국경간 결제, 화물운송비용 등이 있고, B2C의 경우 보험금지급, 플랫폼노동자 급여 등이 있으며, G2C의 경우 세금 환급이나 공적보조금(선불·직불카드) 지원 등이 있을 수 있다. 최근 비자, 마스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이런 지불 흐름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함과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중이다.

이와 같은 최근 디지털 결제 트렌드에 대한 핵심 동인은 바로 디지털 기반의 모바일 결제 수단인 모바일지갑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바일지갑은 소비 방식의 변화라든지 결제 관련 산업의 비즈니스모델 변화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플라스틱카드나, 현금, 상품권 등과 같이 물리적 실체가 있는 결제 간에 경쟁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플라스틱카드와 같은 물리적 결제와 페이와 같은 디지털 결제 간의 경쟁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미래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결제들이 서로 경쟁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 강력한 경쟁 무기는 운영의 원활함과 인터페이스 사용의 편의성을 갖춘 모바일지갑이 될 것이다.

이런 큰 변화 흐름 속에서 국내 카드업에서는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플라스틱과 같은 ‘증표’ 방식은 점차 사라질 것이고 또 하나는 P2P, B2B, B2C, G2C 등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결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플라스틱과 같은 물리적 카드결제가 디지털 기반의 모바일 카드결제로 대체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카드업을 둘러싼 환경이 이렇게 변화되어 가면 신용카드 및 카드결제대상에 대한 법적 정의가 점점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현행법상 카드업은 이 ‘증표’를 매개로 ‘가맹점 거래’를 전제로 신용공여 해주는 금융업으로 정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카드업은 디지털 시대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신용카드가 증표 없는 다양한 디지털 방식으로 진화하고 이렇게 진화된 신용카드가 가맹점 거래 외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도 결제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에 부합되게 신용카드 본질을 다양한 방식의 디지털 결제수단까지 확장하고 모바일지갑 범용성 확대에 따른 결제대상의 범위도 확장해서 디지털 시대에도 국내 카드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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