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SK증권의 경우 증권가에 잔뼈가 굵은 CEO(최고경영자)들의 퇴진이 발표됐다.
임기 만료에 따라 진퇴가 결정됐거나 예정인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경영권 분쟁으로 맞붙는 다올투자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6일 현재까지 증권가를 종합하면, NH투자증권은 오는 3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사장을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오는 11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숏리스트(최종후보군) 중 단독 후보를 정하고, 이사회에서 주총에 올릴 최종 1명의 후보를 발표하게 된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NH투자증권 이사회 내 임추위에서 결정한 숏리스트에는 윤병운닫기윤병운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범농협 2명, 외부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성 측면에서 보면 윤병운 부사장은 IB(기업금융), 사재훈 전 부사장은 WM(자산관리) 분야에서 각각 오랜 경력을 쌓은 인사로 분류된다.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취임 가운데, 유찬형 전 부회장의 우세론 시각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농협금융지주이며, 농협금융지주의 단일 주주는 농협중앙회다.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농협의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IB통으로 알려진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현 NH투자증권 대표는 4연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했다. 지난 4일 정 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주총 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취업제한이 있는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았지만, 이에 불복하고 소송 중으로 최근 법원에 제기했던 중징계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차기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SK증권의 경우, 10년 동안 수장 자리를 지키며 업계 최장수 CEO로 꼽혔던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SK증권은 오는 3월 25일 주주총회에 전우종 각자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건,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의 신규선임건을 부친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된 후 이사회를 거쳐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SK증권은 김신·전우종 각자대표 체제에서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SK증권 주총의 경우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전 KB증권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안건도 부쳐져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KB증권 대표를 역임했다가 지난해 말 퇴진한 증권가 최초 여성 CEO다. 박 전 대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펀드 사태 관련해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 처분을 받았는데, 이에 불복했고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받고 본안 소송에서 처분이 정당했는 지 법원의 판단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1963년생인 정영채 대표, 김신 대표, 박정림 전 대표 세 명은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아울러 연임하는 증권사 대표들도 여럿이다.
대신증권은 오는 3월 21일 정기 주총에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 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리스크 관리에 선방하고 그룹의 신뢰도 두터운 점이 인정받았으며, 주총을 통과하면 연임이 확정된다. 특히 대신증권은 올해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진입을 추진한다.
임재택닫기임재택기사 모아보기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연임한다. 한양증권은 오는 3월 21일 열리는 정기 주총 안건으로 임재택 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각자대표 체제의 교보증권도 오는 3월 26일 정기 주총에서 임기가 마무리되는 박봉권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부쳐진다. 연임이 확정되면 이석기 현 대표와 투톱 체제를 이어간다.
운용업계에서는 '1세대 가치투자자'로 알려진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3월 말 주총에서 확정된다.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1996년 신영투자신탁운용의 창립 멤버로 펀드매니저를 시작한 허 사장은 2017년부터 신영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신영마라톤', '신영밸류고배당' 펀드 등을 대표 펀드로 키워왔다.
정기 주총 시즌에 진입한 가운데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등도 조만간 진퇴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2대주주의 주주제안으로 표대결이 예고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주주제안한 안건들은 오는 3월 15일 열리는 다올투자증권의 정기 주총에 부쳐진다.
주주제안 내용을 보면,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차등적 현금배당 ▲자본금 확충 ▲이사의 임기단축 ▲감사위원이 아닌 이사 보수 한도 축소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자회사 매각에 대한 보고 및 의결 ▲강형구 한양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다만, 김 대표 안건 중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안건이 부결되면, 차등적 현금배당, 자본금 확충, 자회사 매각에 대한 보고 및 의결 등의 안건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김 대표는 지난 2023년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發) 하한가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한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지분율이 14.34%(특별관계자 지분 포함)까지 높아져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주식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다올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5.20%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