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4일 오전 10시 여의도 IFC에서 열린 차파트너스의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4.03.04)
이미지 확대보기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와 손잡고 주주 행동주의에 나선 차파트너스는, 그러나 박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과 이번 주주제안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파트너스는 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호석화에 대한 주주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차파트너스는 지난 2월 7일 금호석화의 2024년 정기주주총회에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날 구체적으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인 김경호 후보를 금호석화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추천하기로 했다. 3%룰 적용 분리선출 방식이다.
김경호 후보는 올해 KB금융지주 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차파트너스는 김경호 후보를 추천한데 대해 "금호석화 지분의 80% 이상을 보유한 일반주주의 권익을 대변할 독립적인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선임하여 경영진 및 이사회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를 방지 및 견제하고자 하는 목적이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 결의뿐만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로도 정관 변경 후 2년에 거쳐 단계적으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하는 내용의 자기주식 소각 관련 정관 변경 안건, 정관 변경 후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내용의 자기주식 소각의 건을 주주제안에 포함했다.
금호석화의 주가는 2024년 1월 말 기준 지난 3년간 고점 대비 약 58% 하락했다. 차파트너스는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은 금호석유의 발행주식수의 18.4%에 달하는 대규모 미소각 자사주로 꼽힌다"며 "자사주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금호석화는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호석화가 이미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회사의 추가적인 재원의 지출 없이 즉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차파트너스는 "대규모 미소각 자사주를 전량 소각함으로써 금호석유의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차파트너스는 이번 주주제안에 대해 박 전 금호석화 상무와 삼촌인 박 금호석화 회장 간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은 기자들 질문에 대해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전체 81%에 달하는 일반주주 입장에서 이사회 10석 중 견제를 위한 1석을 선임하자는 주주제안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자사주 소각 제안에 대해서도 "자사주는 주식시장 저평가의 가장 큰 주제로, 다른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 그런 관점에서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표대결로 가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제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일단 저희가 지금까지는 감사위원 선임은 항상 성공해왔고, 만약 어려워도 주장하는 내용의 정당성에 대한 훼손은 없을 것이다"며 "이번 주총이 1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장기투자자로서 금호석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로서의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월 차파트너스와 공동 보유자로서 특별관계를 형성하고, 주주제안권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며, 박 회장의 조카다. 박 전 상무와 박 회장은 지난 2021년, 2022년 주총에서 맞붙은 바 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