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말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부터 2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았다. 최고경영자(CEO) 연임 시 임기 1년을 부여하던 관행을 깬 만큼 김 사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투자은행(IB)통’으로도 꼽히는 김 사장이 지난 한 해 전문 분야에서의 역량 살리기에 집중한 결과, 채권발행시장(DCM)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또한 해외 현지 법인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으며 토큰증권(ST) 등 미래 신사업도 계속 발굴·성장 중에 있다.
김 사장이 추구하는 올해 경영방침은 ‘고객·영업·효율 중심의 바른 성장’이다. 지난해 다소 아쉬웠던 주식 발행시장(ECM) 등의 전통적 IB 부문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 영토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올바른 성장을 위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내부통제와 효율 중심의 조직 운영체계를 구축해 리테일 자산관리 면에서 운영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자본시장 내 우위를 보이는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런 바탕에서 기술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김 사장은 지난해 DCM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을 이루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한 후 처음 발행하는 회사채(1조원)의 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의 이름을 올렸으며 ▲이마트(5000억원) ▲KT&G(3000억원) ▲에코프로(1000억원) 등의 주관사로도 참여했다. 마침내 김 사장은 DCM 주관실적면에서 기존 6조원대를 11조원대로 늘렸으며 리그테이블 4위권으로도 올라섰다. 또한 ECM 부문에서도 주관실적 7362억원을 달성해 6위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올해도 전통 IB 부문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김 사장은 연초 GIB1·2그룹의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GIB2그룹 기업금융투자부를 2개 부서로 분할 해 기업금융 역량을 키웠으며 기업금융 1, 2부를 통합해 관리체계도 원화했다. GIB 그룹별로 GIB1사업부와 GIB2사업부도 신설했다.
IB 부문에서의 이같은 재정비 결과, 신한투자증권은 연초부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신세계, S-OIL(에쓰오일), SLL중앙, 호텔신라, HD현대케미칼 등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지난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기업공개(IPO) 주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IPO 시장에서 ‘첫 대어’로 꼽히는 에이피알(APR)의 대표 주관사를 맡으면서 실적 반등의 신호탄도 쐈다. 에이피알은 이달 14일과 15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4조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1112.54대 1의 경쟁률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공모주 전체 물량의 80%인 8만34주를 배정받아 청약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62만명의 투자자가 몰리게 돼 약 20만명 이상의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업가치가 3조원대로 평가받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도 공동주관사로 참여해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규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에이치이엠파마의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신청도 완료했으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스테이지파이브와 갤럭시코퍼레이션과도 주관계약을 맺어 IPO 시장 왕좌를 노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에이피알을 필두로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치엠파마, 스테이지파이브 등의 상장 주관을 착실히 준비중이다”며 “올해 ECM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주관실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IB 소속 홍콩 법인과 뉴욕,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자산운용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하이에 사무소도 소유중이다. 또한 뉴욕 현지 법인 소속으로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법인은 IB를 넘어서 리테일 비즈니스 확장에 힘쓰며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은 IB 사업 고도화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문을 연 사무소에는 유망 스타트업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새로운 사업 기회 확충을 주력하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들은 지난해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4월 건축자재 제조기업 ‘PIPA’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했다. 해당 IPO에 사전 청약자금 1조루피아(한화 약 856억원) 이상이 모여 시장에서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당해 5월과 8월에는 각각 AI(인공지능) 기반 앱 개발 기업 ‘JATI’와 현지 사립병원인 ‘RSCH’를 상장시켰다.
해외 인수금융 딜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4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인수한 악셀그룹의 대표 주관사로 나선 신한투자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인수금융 셀다운 물량 전량을 국내 기관투자자에 매각했다. 같은 해 4월 영국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트리톤(Triton)이 인수한 클리니젠의 대표 주관사로 나서 12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도 셀다운을 완료했다. 홍콩법인의 경우 지난해 11월 해외 현지에서 주관사로 참여한 1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성공적으로 셀다운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인도에서의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주니어보드 4명을 선발해 ‘인디아 원정대’를 꾸리기도 했다. 이들을 통해 인도 현지 시장에 대한 탐색에 나선 것이다. 김상태 사장은 앞선 경영 회의에서 인도 시장에 대한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진출을 모색헤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올해도 김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의 투자지평을 ‘글로벌’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자산을 검토하고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며 “미래 성장의 영역을 누구보다 빨리 포착하고 투자 기회를 발굴해 고객에게 소개하는 것이 우리 증권업의 핵심 경쟁력이다”고 피력했다.
김 사장은 “고객이 투자 지평을 확장토록 우리는 전문성을 키워 경쟁력을 키우고 고객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객이 평안한 노후를 준비하고 자산을 안정적으로 축적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관행과 타성에 젖어 있는 ‘자기 자신’, 갈수록 다양해지는 ‘경쟁자’, 불확실한 ‘대외환경’이 신한투자증권을 위협하는 세 가지 상대라고 꼬집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제로베이스’에서의 사고·실행 ▲글로벌로 고객 투자 지평 확장 ▲고객·영업·효율 중심 바른 성장 추구를 강조했다.
김상태 사장은 “2024년은 자본시장의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아니면 패배의 희생양이 될 것인지 갈림길에 선 중요한 시기다”며 “올해 증권업계는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역량은 물론 투자 지평을 넓혀 고객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역량 즉, 프론트·미들·백을 아우르는 모든 부문에서의 전문성을 겨루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전쟁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가 맡은 업무에 ‘사명감’을 갖고 서로를 ‘신뢰’하며 ‘소통과 협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과 나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책임감’으로 우리의 활동성을 배가시켜 나간다면 우리는 지금껏 우리가 해내지 못했던 성과와 위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