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왼쪽)와 최준철 대표. /사진 = VIP자산운용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양패키징은 지난 16일 주주환원율 62%, 주주 환원액 158억원을 발표했다. 삼양패키징은 이중 절반인 79억원을 현금배당으로, 나머지 절반 79억원은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겠다고 공시했다. 당기 순이익의 큰 폭 증가로 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감소(98%→62%)했지만, 주주 환원액은 역대 최고치이며 자사주 매입·소각도 최초 사례다.
VIP자산운용은 16일 장마감 후 삼양패키징이 공시한 올해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상장 이후 최초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삼양패키징의 주주 정책 변화를 환영한다”며 “현재의 저평가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비율을 더 높이길 원했지만, 현금배당을 선호하는 다른 주주들의 입장도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의 의사결정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아셉틱(무균충전) 용기 주문자위탁생산(OEM) 사업에서 선도적 시장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삼양패키징은 지난 2017년 상장 후 2021년까지 30~50% 수준의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했고 원가 급등으로 이익이 크게 줄어든 2022년에도 당기순이익의 98%를 배당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해 들어 예년의 수익성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아셉틱 6호기 신규 가동 등 성장 기대감도 있었지만,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됐고 주가는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VIP자산운용은 높은 배당 성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 9일 공시를 통해 삼양패키징의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목적에서 ‘일반투자’목적으로 변경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시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자사주 매입 소각은 현금배당과 달리 세금으로 인한 주주환원 희석이 없으며 주가가 저평가된 경우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주식을 매입할 수 있어 그 효과가 더욱 크다”며 “삼양패키징은 2022년 순이익 대부분을 현금배당하고 지속적으로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는 주주 친화 정책을 갖고 있지만,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장기 성장 경쟁력을 훼손하면서까지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행동주의 펀드들의 저의를 유의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VIP자산운용은 우호적인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특정 기업 재무 현황과 사업전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 경영진과 주주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건설적인 제언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국 대표이사는 “행동주의 대상 기업들의 영업환경, 향후 투자계획, 잉여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 주주환원율을 제안하고 있으며 저평가 기업에 대해서는 주주 환원액이 정해지면 배당 비율을 줄이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늘이라는 요구를 일관되게 하고 있다”며 “주주가치 확대 노하우를 친절히 알려주고 개별회사 실정에 맞게 컨설팅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행동주의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한 정책 제안뿐 아니라 과도한 급여, 터널링 등 경영진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 또한 기관투자자가 해야 할 마땅한 역할”이라며 “액티브펀드 매니저로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