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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내부통제 바로잡고 수익성 살린다 [금투업계 CEO열전 ⑪]

전한신 기자

pocha@

기사입력 : 2024-02-05 00:00

CRO 경력 10년의 ‘리스크 관리통’…안정적 경영 적임자
최우선 과제는 ‘시장 신뢰 회복’…수익성 개선에도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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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내부통제 바로잡고 수익성 살린다 [금투업계 CEO열전 ⑪]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금융시장이 고물가,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고자 열심히 뛰는 주요 증권사, 자산운용사 CEO들의 개개인 특성에 걸맞은 대표 키워드를 3가지씩 뽑아 각각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2일 13년 동안 메리츠증권을 이끌었던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 부사장을 지주 그룹운용부문장으로 불러들이고 후임자로 장원재 사장을 낙점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내부통제 이슈와 부동산 사업 부진 등으로 곤혹을 치렀던 만큼 장 대표는 리스크 관리·수익성 강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장 대표는 “과거 십여 년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한국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사로 성장한 메리츠증권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과 함께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메리츠는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나가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자 한다. 지주를 중심으로 증권과 화재의 시너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그룹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시장의 인재를 끌어모아 해외 선진사와 견줄 수 있는 한국의 대표 금융 그룹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장에서는 장 대표가 업계 ‘리스크 관리통’이자 ‘지수·파생상품 분야 전문가’로 불리는 만큼 향후 메리츠증권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보고 있다.

CRO 경력만 10년…업계 대표 ‘리스크 관리통’
장원재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이사는 10년 동안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를 지낸 증권업계 대표 ‘리스크 관리통’이다.

장 대표는 서울대 수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땄다. 지난 2002년 당시, 파생상품 관련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정교한 수리적 계산 능력이 중요하다는 이슈가 대두되면서 이공계 박사 출신으로선 최초로 삼성증권에 입사해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에는 삼성증권 CRO도 역임했다.

장 대표가 메리츠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5년이다. 당해 메리츠화재 리스크 관리 팀장으로 합류한 장 대표는 2020년까지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CRO를 동시에 맡으면서 그룹의 리스크 관리를 이끌었다. 이후 2021년 메리츠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장을 맡다가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장원재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수학 박사 출신의 금융전문가로 증권, 화재에서 CRO를 역임한 인물이다”며 “이를 바탕으로 증권과 화재 ‘원북(One Book)’ 통합 운용을 위한 ‘원 메리츠(One Meritz)’ 전략에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 신뢰 회복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 집중
메리츠증권에게 지난 2023년 한 해는 내부통제 미흡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고단한 한 해였다. 장원재 대표이사는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리스크 관리 강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이를 아젠다로 선정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투자은행(IB) 본부 임직원들이 별도 법인(SPC)을 만들고 코스닥 기업의 사전정보를 활용해 사익을 편취한 정황 등이 금융당국에 의해 적발되기도 했다.

또한 이화전기의 매매 거래 중지를 앞두고 보유하던 주식을 전량 매도하면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도 받았다. 지난달 말에는 내부 임원이 부동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0억원대의 매매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회사가 잇단 악재에 휘말리게 되자, 최희문 부회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가 강도 높은 질책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이화전기 매도 관련 미심쩍은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메리츠증권은 이달 초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같이 내부통제 미흡 사례가 알려지자, 메리츠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메리츠금융지주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리스크 관리 우려에 대한 불씨 끄기에 나섰다. 이 때 선택한 소방수가 당시 S&T 총괄부문장 사장이던 장원재 대표다.

장원재 대표는 CRO로 활동할 당시, 자본 적정성과 자산 건전성 등 경영 안정성 지표의 통제와 경영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는 등 체계적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그룹 성장의 안정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우발부채 규모 축소는 과제…‘수익성 개선’ 주력
장 대표는 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 규모 축소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조3815억원 규모다. 자기자본 대비 97.8%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메리츠증권의 주력 사업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실적이 부진했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048억원, 47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5%, 27.2%씩 줄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 3개 IB 부서도 통폐합해 단일 본부 체제로 바꿨다. 기존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로 구분한 IB 3본부를 1사업본부로 통합했다. IB사업본부 총괄에는 이세훈 부사장을 선임했다. 아울러 산하에 유동화금융사업담당, 복합금융사업담당, 개발금융사업담당을 편제했다.

장 대표는 S&T 총괄부문장과 디지털플랫폼본부 총괄 당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 장 대표는 디지털플랫폼본부에서 근무할 당시, 온라인 전용 종합 투자 계좌인 ‘Super365 계좌’를 직접 만들었다. ‘Super365 계좌’는 주식계좌에 남은 예수금에 일복리 이자수익을 제공하는 ‘RP(환매조건부채권) 자동 투자 서비스’를 비롯해 국내외주식, 채권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국내 최저 수준 수수료(국내 주식 0.009%, 해외주식 0.07%)로 거래 가능케 한 상품이다. 지난해 Super365 계좌의 잔고는 3000억원을 돌파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장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비우호적 증시 환경에서도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해 S&T부문이 우수한 실적을 내는 데 기여했다”며 “이처럼 지주, 화재, 증권 등 그룹 전반에 걸쳐 리스크 관리업무부터 금융공학, 파생, 운용, 마케팅 등 모든 업무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그룹내 계열사간 시너지와 경영 성과를 내는 데 최적임자다”고 강조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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