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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임 도전 안 하겠다" KT&G 백복인, '9년 경영' 마무리한다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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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1-11 15:14 최종수정 : 2024-01-11 15:38

KT&G 백복인, 2015년 취임 후 3연임 성공 '최장수 CEO'
2020년 연매출 5조 돌파, 유라시아 등 글로벌 매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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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백복인 사장. /사진=KT&G

KT&G 백복인 사장. /사진=KT&G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KT&G 신임 사장 인선을 놓고 백복인닫기백복인기사 모아보기 현 사장이 4연임 도전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KT&G 최장수 전문경영인(CEO)으로 자리매김했던 그였지만, 이번 3연임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KT&G는 2002년 민영화한 이후 KT, 포스코와 같이 오너 대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11일 KT&G에 따르면 백 사장은 지난 9일 열린 이사회에서 4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1993년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 마케팅과 글로벌, 생산·R&D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쌓았다. 터키법인장과 마케팅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2015년 사장직에 올랐다. 백 사장은 이후 2018년, 2021년 3연임에 성공하면서 최장수 CEO로 활약했다.

앞서 KT&G는 지난달 말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KT&G는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장 후보의 심사기준 등을 의결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3개월간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보고 및 주총 승인’의 과정을 거친다. 신임 사장은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백복인 사장의 4연임 가능성에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KT&G 매출과 무관하게 최근 실적이 악화한 점과 주가 부진을 지속적 파고들었다. 백 사장도 4연임에 대한 국민적 여론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백 사장은 "KT&G의 글로벌 톱 티어(Top-tier) 도약과 변화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미래비전 달성과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차기 사장으로 선임되길 바란다"라고 사의를 밝혔다.
KT&G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사진=KT&G

KT&G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사진=KT&G

하지만, KT&G는 백 사장 재임 9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0년 연매출 5조 시대를 열었고, 2022년 5조8514억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냈다. 국내 궐련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드는 속 해외시장으로 발 빠르게 전환했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지난해 초 글로벌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특히 유라시아권으로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등 해외 매출 비중을 키우고 있다.

현재 KT&G는 터키, 대만,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5곳에 법인을 두고 있다. 생산공장도 터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4곳에 있다. 모두 유라시아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수출용 제품 생산 거점으로 한다. KT&G는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고, 전체 매출 10조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자담배(NGP), 글로벌 궐련시장, 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그럼에도, KT&G는 계속되는 국내 궐련 시장 침체로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조4212억원으로, 전년(4조4447억원) 대비 소폭 떨어졌다. KT&G의 국내 궐련 판매량도 2022년 110억5000만개에서 지난해 3분기 108억2000만개로 감소했다.
행동주의펀드 FCP는 백 사장의 (4연임) 사의 표명에 “당연한 수순이었다”라면서도 “내부 세습의 가능성이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 지배구조위와 사장추천위가 모두 백 사장 재임 시절 선임된 사외이사로 구성돼 KT가 지적받았던 ‘이권 카르텔’과 유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KT&G 3대 주주(지분율 6.31%)인 국민연금공단의 향후 입장에도 눈길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해 KT&G와 같이 최대주주로 있지만, 오너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인 KT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대표와 포스코 최정우닫기최정우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연임을 끊어낸 바 있다. 다만, 백 사장의 용퇴 직전까지 국민연금은 이렇다할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KT&G는 신임 사장 인선 관련해 “공정한 자격 심사를 위해 인선 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며 “일련의 과정을 주주들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도 사장 후보에 도전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했으며, 공정한 자격 심사를 위해 인선 자문단의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한 선정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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