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전경. /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부터 엔씨소프트는 신작 개발 지연, 핵심 수익원인 '리니지' 현금창출력 감소 등으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이전부터 다른 게임사 대비 높은 수준의 인건비가 문제로 지적돼 온 만큼 적자를 내고 있는 사업부부터 정리에 나섰다. 인력 감축으로 고정비를 절감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기조 하에 최근 엔씨소프트는 자회사 엔트리브 법인을 2월 중 정리하기로 하고 소속 직원 70여 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엔트리브는 2012년 엔씨가 1085억원을 들여 지분 76% 사들인 회사로, 인수 후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엔트리브가 서비스 중인 게임 ‘트릭스터M’과 ‘프로야구H2·H3’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이번 사업 정리는 엔씨소프트가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던 AI 금융 사업 철수를 밝힌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자사 금융 AI 조직인 ‘금융Biz센터’를 대상으로 조직 개편 설명회를 진행, 사업 정리 내용을 공지했다. 3년간 그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현재 해당 부서 소속 직원 40여 명을 대상으로 사내 전환 배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고위급 임원진을 대상으로도 개혁에 나섰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사내 공지를 통해 CBO(최고사업책임자) 3인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했다는 내용을 알렸다. CBO 3인으로는 이성구 부사장, 백승욱 상무, 최문영 전무가 임명됐다. 이 부사장은 ‘리니지’ IP 전반, 백 상무는 ‘아이온2’와 ‘블레이드앤소울2’, 최 전무는 ‘TL’ 등 신규 IP 프로젝트를 맡는다.
이번 개편으로 김택진 대표의 아내인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윤 사장은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와 NC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 수석부사장 역시 엔씨 아메리카, 엔씨 재팬, 엔씨 타이완 등 해외법인장 역할 수행에 전념할 계획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하고, 등기임원 10여 명을 대상으로 임원 계약 미연장 소식을 통보하기도 했다. 파격적인 인사로 그간 지적받았던 ‘가족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게임 개발 및 운영과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를 나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부 전열 정리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플랫폼 다변화와 해외 진출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선두에 선 건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미국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TL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서구권에서 거부감이 큰 자동 전투 시스템과 확률형 아이템도 과감하게 제외했다. 올해 상반기 PC·콘솔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콘솔로 선보이는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슈팅 'LLL' 등으로 글로벌 공략을 이어간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