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 신작 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했다. / 사진제공=카카오게임즈
이미지 확대보기카카오게임즈(대표 조계현닫기조계현기사 모아보기)는 올해도 신규 IP(지식재산권) 발굴에 ‘진심’이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장르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2종과 마니아층이 탄탄한 서브컬처 게임 1종을 선보였다. 새 먹거리를 찾으면서 기존 라이브 타이틀로는 서비스 권역 확장에 나섰다. 비게임 사업의 약세로 실적은 주춤했으나, 본업인 게임 사업은 견조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올 한해 카카오게임즈는 포스트 ‘오딘’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오딘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MMORPG다. 2021년 6월 출시돼 현재까지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월 서브컬처풍의 수집형 RPG ‘에버소울’을 시작으로 3월 MMORPG ‘아키에이지 워’, 7월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중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하루 만에 양대 마켓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한 후 꾸준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자체 IP가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에선 신작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해외로는 기존 라이브 게임들을 데리고 나섰다. 흥행 게임의 서비스 권역 확장으로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다른 국내 게임사들에 비해 해외 매출 비중이 작은 편이다. 올 3분기 기준 게임사별 해외 매출 비중은 ▲넥슨37% ▲엔씨소프트 35% ▲넷마블 85% ▲크래프톤 93% ▲카카오게임즈 16% 등이다. 2021년과 2022년 역시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21%, 16%에 그쳤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오딘의 일본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MMORPG 불모지’라고 불리는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카카오게임즈는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현지 성우들로 더빙 작업을 하고 콘텐츠와 수익모델도 현지 이용자 취향에 맞게 일부 조정했다. 출시 전 미디어 쇼케이스와 선행 체험회를 운영하기도 했다. 오딘은 일본에서 출시 초반 구글 매출 8위에 오르는 등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중 오딘을 포함해 아키에이지 워, 에버소울 등을 글로벌 미진출 지역에 선보일 방침이다.
이같은 퍼블리싱 라인업 강화 노력으로 게임 사업 매출은 올해 견조세를 이어갔다. 비게임 사업의 부진한 성과로 어닝 쇼크를 기록한 지난 3분기에도 게임 사업 매출은 전분기보다 개선된 수익성을 보였다. 비게임 사업에는 골프와 레저 통신 사업이 포함된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게임즈 전체 매출의 30.2%를 차지하고 있다.
본업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슈들도 기민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카카오게임즈 임직원이 오딘의 업데이트 정보를 사전 유출하는 일이 발생했다. 임직원이 일부 게임 이용자에게 업데이트 정보를 알려주고, 게임 재화 가격이 변동하기 전 ‘사재기’를 하라고 권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사전 유출한 사실을 확인한 직후 해당 직원을 해고했다. 발 빠른 대처로 이용자들의 신뢰 하락을 최소화했다.
다만 아키에이지 워를 두고 엔씨소프트와 벌이고 있는 법적 공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와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중지’ 소송을 제기했다. 신작 아키에이지 워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의 인게임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1분기 신작 MMORPG ‘롬’을 시작으로 또다시 신작 러쉬에 나선다. 횡스크롤 RPG ‘가디스 오더’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그간 투자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어온 개발사들도 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개발 단계 별로 이용자 테스트와 피드백을 거칠 계획이다. 이제까지는 MMORPG나 수집형 RPG 등 모바일 게임 위주로 국내 사업 성과를 쌓았다면, 앞으론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조계현 대표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MORPG, 액션 RPG, 2차원, 루트슈터를 비롯해 글로벌에서 수용성 높은 장르의 게임을 개발 중”이라며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 노력의 목표 지점은 글로벌에서 퀀텀 점프한 성과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