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12.20)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2024년) 말께 물가안정 목표치인 2%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 모두말씀에서 이 같이 말했다.
2023년 한 해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짚었다.
작년 7월 6.3%까지 높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1월 유가와 농산물가격이 하락하면서 3.3%로 크게 둔화됐다.
근원인플레이션도 같은 기간 4.2%에서 2.9%로 낮아졌다고 제시했다.
팬데믹·전쟁의 영향이 점차 해소되는 가운데 금년 들어 내수도 약화되면서 전년 말 이후 꾸준히 둔화하고 있으나, 그간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이 지속되면서 둔화 속도는 완만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금리인상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목표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향후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미국 연준(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반영하여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점을 짚은 이 총재는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 첫 번째)가 2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김웅 한은 부총재보, 세 번째는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12.20)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연말로 갈수록 2%에 근접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전망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비용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은은 "국내외 수요부진 심화, 유가 하락 등의 하방리스크와,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고조에 따른 유가 재급등,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강화, 기상이변 등의 상방리스크가 혼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설명회 질의응답에서 이창용 총재는 "작년에 저희들이 물가 관리를 했기 때문에 그만큼 물가가 많이 안 올라갔고, 그것이 기대수준에 미치는 효과도 상당히 좋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며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처럼 그렇게 관리를 했기 때문에 이것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물가가 떨어진 속도가 더 늦춰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연 2회 발간하고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국민께 설명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는 지난 6월 설명 방식을 새롭게 개편한 후 오늘 두 번째 기자간담회로, 한은 총재 및 조사담당 부총재보와 조사국장이 자리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