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몰 수원 전경. /사진제공=롯데자산개발
롯데쇼핑은 지난 14일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1월 19일 이사회를 통해 안건이 의결되면 3월 1일 롯데쇼핑의 100% 자회사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을 흡수합병하게 된다. 합병비율은 1:0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영 효율성 제고에 힘을 주기 위한 차원”이라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흡수합병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수원역사 인근 부지를 2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매입해 2014년 롯데몰 문을 열었다. 이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로 지하 3~지상 8층, 연면적 23만4000㎡ 규모로 백화점, 마트, 쇼핑몰, 영화관 등을 갖췄다. 특히 GTX와 신분당선이 연결되는 교통 허브로, 수원 시민들 사이에서는 ‘만남의 장소’로도 꼽힌다.
이처럼 수원의 상징성을 띄는 복합쇼핑몰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재무건전성이 날로 악화되는 탓이다.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한편, 순손실과 부채비율도 확대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의 지난해 매출은 332억원으로, 전년(323억)보다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억으로, 전년(66억)보다 17.5%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순손실은 76억원에서 133억원으로 42.8%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부채비율은 1675%로 전년(1104%)보다 571%나 늘었다. 순차입금비율은 748%로 전년(505%)보다 확대됐다. 반면 유동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59.1%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은 200% 이상이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이 같은 재무 악화 배경에는 리스부채와 이자 등이 크게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수원 롯데몰과 롯데백화점은 입지가 좋고, 구매력 있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놓칠 수 없는 상권이다. 이런 이유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을 흡수합병하고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인근에 들어설 신세계 대형복합쇼핑몰 스타필드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내년 1월에 선보이는 스타필드 수원은 롯데몰과 약 2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규모는 이 지역 최대규모인 롯데몰보다 10만㎡가량 더 크다. 특히 수원점은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단계 진화한 MZ세대를 겨냥한 ‘스타필드 2.0’ 버전을 처음 선보인다고 밝힌 만큼 이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쇼핑도 이에 질세라 지난 10월 120여개 브랜드 영업을 종료하고 리뉴얼 작업에 돌입했다. 리뉴얼은 2014년 개점 이후 약 10년 만으로, 내년 4월에 새롭게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과 몰이 융합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