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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들, ‘조직 슬림화’ 나선다…부회장 폐지·부사장 축소 주목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3-12-15 06:00

4대 금융지주 연말 조직개편·임원 인사 ‘슬림화’ 방점
KB, 부회장직 폐지 무게…신한, 부사장 절반 줄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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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KB금융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KB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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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연말 조직개편과 인사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조직 슬림화’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후계 구도를 위해 운영해 온 부회장 체제를 폐지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주사 부문과 부사장을 축소하는 방안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대추위는 KB증권(WM부문),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KB증권(IB부문)과 KB국민카드, 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 이창권, 김종필 현 대표를 재추천했다.

계열사 CEO 인선을 마무리 지은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은 올 연말 지주 임원급 인사와 함께 진행될 직제 개편을 통해 현행 부회장 체제를 없앨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1일 양 회장의 취임과 함께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이동철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KB금융 부회장 자리는 공석 상태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KB금융 회장은 지난 2020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양종희 회장(당시 KB손해보험 대표)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이 지주 내 부회장직을 만든 건 2010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부회장직 부활 뒤 2021년 말에는 허 부회장(당시 KB국민은행장)과 이 부회장(당시 KB국민카드 대표)이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면서 3인 부회장 체제가 구축됐다. 이들 부회장은 윤 전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약 2년여간 주요 사업 부문을 번갈아 맡으며 후계 경쟁을 펼쳐왔다.

업계에서는 양 회장이 취임 후 부회장직을 폐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양 회장 체제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당장 경영승계를 준비할 필요성이 없는 데다 양 회장 중심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인자인 부회장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양 회장과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한 허 부회장과 이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부회장직은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부회장직은 폐지하되 4개 비즈니스 그룹은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KB금융은 현재 개인고객·자산관리(WM)·연금·소상공인(SME) 부문, 디지털·IT부문, 글로벌·보험부문, 자본시장·기업투자금융(CIB)·자산운용(AM)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 부회장이 맡았던 부문장에는 계열사 대표와 지주 부사장급 임원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회장들, ‘조직 슬림화’ 나선다…부회장 폐지·부사장 축소 주목

신한금융은 오는 19일께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CEO 인사와 지주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15곳 중 올해 말 CEO 임기가 끝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신한저축은행, 신한벤처투자,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DS, 신한리츠운용, 제주은행, 신한AI 등 10곳이다. 진 회장이 내정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선임한 주요 계열사 수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CEO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중 ‘2+1’ 임기를 채운 대표들은 교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체자산부문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배진수닫기배진수기사 모아보기 신한AI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등 5명은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하며 재신임을 받았다.

정운진 대표는 2020년 12월 선임된 뒤 지난해 말 연임을 거쳐 현재 3년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이희수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이동현 대표는 2020년 9월 취임한 뒤 2021년 말과 2022년 말 각각 1년 임기로 연임했다.

다만 이들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할 여지도 남아있다. 통상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는 ‘2+1’ 임기 뒤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신한금융의 경우 경영 성과에 따라 CEO가 장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자리에서 물러난 임영진닫기임영진기사 모아보기 전 신한카드 대표는 2017년부터 6년 동안 임기를 지냈고,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회장도 취임 전 신한은행을 4년간 이끌었다.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대표, 조재민닫기조재민기사 모아보기 대표, 정지호 대표, 조경선닫기조경선기사 모아보기 대표, 김지욱 대표는 올해 말 첫 번째 임기가 끝난다.

진 회장은 부문장 축소 등 조직 정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현재 10개 부문을 두고 있는데, 부사장급 임원이 각 부문을 맡아 이끌고 있다. 진 회장이 10명에 달하는 부사장 등 비대한 조직과 인력 구조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조직개편은 슬림화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지주사 부문을 재무·전략·운영·소비자보호·리스크관리 등을 중심으로 5개 안팎으로 통폐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주 부사장도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 경영진 임기가 대거 끝나는 점도 조직 정비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신한금융 부문장 10명 중 고석헌 전략·지속가능경영 부문장과 왕호민 준법감시인 등 2명을 제외하고 8명의 부문장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진 회장은 동시에 기존의 시너지 체제인 ‘매트릭스조직’ 대신 ‘비즈니스유닛(BU) 체제’를 도입하는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리테일·WM ▲기업·IB ▲보험·운용 등 크게 3개의 BU로 나누고 핵심 계열사 CEO가 각 BU장을 맡는 방식이 언급된다.

하나금융은 이날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CEO 가운데 하나생명 대표만 교체를 단행했다. 하나금융도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이달 말 지주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직 유지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은형·박성호·강성묵 부회장의 임기는 연말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부회장 제도에 대해 “폐쇄적으로 운영돼 신인 발탁이나 외부 인사를 차단하는 부작용도 있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점 등이 하나금융의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하나금융은 최근 회장 승계 절차를 마친 KB금융과 달리오는 2025년 3월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계자를 양성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 ‘조직 슬림화’ 나선다…부회장 폐지·부사장 축소 주목이미지 확대보기
앞서 지난 8일 지주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실시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조직 슬림화를 지속하고 대대적인 개편보다는 핀셋형 개편에 중점을 뒀다.

그룹 인수합병(M&A)을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는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했다. 그룹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사업부’는 기존 전략 부문에서 새롭게 재편된 성장지원부문(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 산하로 이동했다. 기존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의 일부 기능을 재편한 ‘미래혁신부’는 디지털혁신부문(기존 디지털·IT부문)으로 들어갔다.

임원 직위 체계는 기존 상무, 전무, 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 이번 지주 임원 인사에서는 부문장 1명만 교체해 소폭의 변화를 통한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 김건호 미래사업추진부문장은 은행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이동했고 신임 성장지원부문장에 이번에 승진한 손윤홍 부사장이 선임됐다.

전재화 준법감시인 상무보와 정규황 감사부문 본부장, 정찬호 홍보실 본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옥일진 디지털IT부문 전무, 박장근 리스크관리부문 상무, 이정수 전략부문 상무는 직위 일원화에 따라 부사장이 됐다.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과 장광익 브랜드부문 부사장은 유임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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