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대표 김경배) 매각전이 최근 들어 1조7000억 원 규모 영구채 처리 방법 화두로 떠올랐다. 사진=HMM.
이미지 확대보기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최근 매각 본입찰 경쟁자인 하림그룹이 제시한 ‘1조7000억 원 영구채 3년 주식 전한 유예’를 기점으로 HMM 인수전 입찰 절차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매각 측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에게 지난 8일 입수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공식 입장문을 전달했다”며 “입장문을 통해 하림·JKL파트너스가 매각 측에 제시한 영구채 관련 요청은 본 입찰 당시 잠재적 발행 주식 총수를 약 10억 주를 기준으로 금액을 제시하라는 입찰 기준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입찰 절차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원 측이 반발한 영구채 3년 주식 전환 유예에 대해서는 매각 측인 산은과 해진공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은 하림의 제안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지만, 해진공은 인수 이후 HMM의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어 반대한다. 최소 6조 원 이상으로 거론되는 매각인 만큼 자금조달이 중요한데 일명 ‘승자의 저주’에 걸렸을 경우 현금성 자산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조7000억 원의 영구채 전환을 실시하면 해진공과 산은은 지분 약 32%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되면 HMM 이사회에 참가해 현재 HMM이 보유한 현금 13조 원 사용 여부 등을 감시할 수 있다. 그러나 전환을 유예하면 채권자에 불과해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위의 상황 등을 우려해 최대 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MM 매각전 막판 진통으로 작용하고 있는 해당 문제 등으로 ‘유찰 가능성’도 살아있다. 산은·해진공 조차 하림 측의 제안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동원그룹이 입찰 절차 공정성 문제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파행으로 치닫게 되면 차라리 ‘유찰’이 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편. 현재 HMM 인수전은 6조 원대 중반을 적어낸 하림그룹이 6조 원대 초반을 제출한 동원그룹보다 반 발짝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자금조달 여력은 양사가 유사하다.
올해 3분기 기준(연결기준, 누적) 하림그룹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9834억 원의 현금성 자산, 부채비율 151.80%, 83.53% 유동비율을 기록 중이다.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1조1572억 원의 현금성 자산, 부채비율은 151.55%, 유동비율은 125.92%를 보인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