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미지 확대보기현대모비스 새 사령탑엔 이규석 현대차 구매본부장을 승진·내정했다는 점을 눈 여겨 볼만하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부터 13년간 5명의 엔지니어 출신 기술 전문가가 이끌어 왔다. 그전까지는 재무 전문가와 기술통을 번갈아가며 앉혔다. 2018년 '정의선 시대'가 열린 이후 임명된 박정국 전 사장과, 조성환 사장도 기계공학과를 나와 내연기관 엔진 개발자로 시작했다. 부품 업체를 선정하고 품질과 납기를 관리하는 구매본부에서 줄곧 일한 이규석 사장을 현대모비스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실적을 낸 인사에게 중책을 맡기는 성과주의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가 2019년말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을 때, 현대차·기아는 연일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차량용 반도체 등 중요 부품 공급을 비교적 원활히 관리한 구매본부의 지원 덕이었다고 본 것이다. 이 사장은 의장전장·차체샤시 부품구매실장을 거치는 등 현대모비스와 관련된 사업에서 현장감각도 갖추고 있다.
서강현 사장은 구원투수로서 현대제철에 투입됐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철강 수요는 줄고 있는데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치솟고 중국 등 경쟁업체는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서 사장은 지난 2019년에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현대제철 CFO로 투입돼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그는 현대차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서 사장이 현대차 CFO로 취임하고 회사는 매년 연간 수익성 가이던스를 발표하고 있다. 그는 현대차의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외법인에 판매량 목표 뿐만이 아니라 수익성 목표도 함께 제시하는 점이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이 강조하는 '수익성 중심 경영'에 대한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핵심 인사인 셈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왼쪽)과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한편 정 회장이 다른 계열사에서도 변화를 줄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CEO는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이동석 부사장, 기아 최준영 부사장, 현대위아 정재욱 사장,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부사장, 현대건설 윤영준닫기윤영준기사 모아보기 사장 등이다.
정 회장은 2019년 '수시 인사 체제' 도입을 선언한 직후 수시로 CEO급 인사를 교체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해 3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를 바꾸고, 10월말엔 현대차 이광국 전 사장을 중국총괄로 보내고 장재훈 사장을 전격 발탁했다. 12월에는 현대차 울산공장장 하언태 전 사장을 승진시키는 원포인트 인사를 발표하고, 그달말 정기 인사를 통해 이용배 사장을 현대로템 대표로 내정했다. 이듬해 3월에는 기아 대표 자리에 송호성닫기송호성기사 모아보기 사장을 급작스럽게 올리기도 했다.
다만 정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로 이같은 수시 교체 인사는 자제하고, 사장단 인사와 젊은 인재를 발탁하는 정기 인사로 나누는 안정적인 인사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CEO 임기
현대차 | 장재훈 | 사장 | 2024년3월 |
현대차 | 이동석 | 부사장 | 2024년3월 |
기아 | 송호성 | 사장 | 2025년3월 |
기아 | 최준영 | 부사장 | 2024년3월 |
현대글로비스 | 이규복 | 부사장 | 2026년1월 |
현대건설 | 윤영준 | 사장 | 2024년3월 |
현대트랜시스 | 여수동 | 부사장 | 2025년3월 |
현대위아 | 정재욱 | 사장 | 2024년3월 |
현대로템 | 이용배 | 사장 | 2026년3월 |
현대오토에버 | 서정식 | 부사장 | 2024년3월 |
현대케피코 | 유영종 | 부사장 | 2024년3월 |
이노션 | 이용우닫기이용우기사 모아보기 | 사장 | 2026년3월 |
현대카드 |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 부회장 | 2024년3월 |
현대차증권 |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 | 사장 | 2026년3월 |
현대캐피탈 | 목진원 | 부사장 | 2024년3월 |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