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광클절' 방송 장면. 롯데홈쇼핑이 올해 3분기 적자전환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이미지 확대보기이런 이유로 홈쇼핑 업계가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 주요 홈쇼핑사들의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적자전환했고, GS샵과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했다. 이 가운데 CJ온스타일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하며 선방했다.
특히 롯데홈쇼핑(대표이사 김재겸)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중단된 새벽방송의 여파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는데, 매출액은 21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감소했고 영업손실 8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새벽방송이 중단됐던 직전분기 2분기와 비교해도 낮은 성적이다. 2분기 매출액은 231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계기준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한 6820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이다.
3분기 취급고는 전년 동기간 대비 13.2% 감소했다. 같은기간 Live TV의 취급고는 6.4%(8212억원→7689억원), 이커머스는 44.8%(3206억원→1770억원) 줄었다. 반면 T커머스인 OneTV의 취급고는 14.1%(1833억원→2092억원) 늘었다.
롯데홈쇼핑은 새벽방송이 재개가 된 8월에 접어들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새벽방송 중단의 여파가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지고, 업황악화, 높은 송출수수료, TV시청자 이탈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위기가 계속되자 롯데홈쇼핑은 지난 9월 근속 5년, 만 45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유통, 미디어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경영 혁신을 통한 조직변화의 일환으로 자발적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실적회복엔 좀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MD경쟁력 차별화와 벨리곰과 같은 IP(지식재산권) 사업 강화를 통해 뉴미디어커머스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레일 유통과 벨리곰 IP 관련 업무협약 체결한 롯데홈쇼핑. /사진제공=롯데홈쇼핑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다른 홈쇼핑사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GS샵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2% 감소한 2598억원, 영업이익은 49억원 감소한 213억원을 기록했다. GS샵은 “엔데믹에 따른 TV시청 인구 지속 감소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판촉비 절감 등 수익 중심 운영에도 불구하고 의류와 생활용품 등 카테고리 매출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GS샵,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I /사진제공=각 사
홈쇼핑 업계 대부분이 위기극복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업황 개선은 좀처럼 쉽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들의 모바일 방송, SNS 활용 등은 사실상 한발 늦은 감이 있다”며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등 사이에서 힘을 쓰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홈쇼핑 업계는 여러 번의 위기를 겪고 이겨내왔지만, 이번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좀 더 새로운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CJ온스타일은 유일하게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30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3.2% 증가한 71억원을 기록했다. TV취급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늘었다.
CJ온스타일이 이렇게 선방할 수 있었던 데는 원플랫폼 전략을 통한 대형 협력사 확대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강화 등 고도화된 상품 기획 전략 덕분이다. 최근에는 자사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FAST소싱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상품 소싱 전담 조직으로, 업계에 소개되지 않은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거나 최신 트렌드와 부합하는 상품을 빠르게 소싱해 자사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팀은 리빙과 패션, 식품 등 TV방송 대표 카테고리에서 1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최정예 MD5인으로 구성됐다.
CJ온스타일은 4분기부터 F/W 패션 등 고마진 상품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하고, 월별 대형 브랜드 협업과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해 외형 및 수익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