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 잠정 후보군. (왼쪽부터)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이미지 확대보기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군에 전현직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박진회닫기박진회기사 모아보기 전 한국씨티은행장과 손병환닫기손병환기사 모아보기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등 6명이다.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0일 2차 회의를 열어 위원별 추천 후보에 대해 논의하고 잠정 후보군을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은행연합회장과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으로 구성된다.
후보군을 살펴보면 민간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 중 윤종규 회장은 지난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 온 인물로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윤 회장은 탁월한 경영 능력과 리더십으로 조직을 안정화하고 리딩금융그룹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KB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2014년 11월 회장으로 취임해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하며 내분 사태를 조기에 수습했다.
조용병 전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그룹 회장에 오를 때까지 신한금융 한 곳에 몸담은 정통 ‘신한맨’이다. 2017년부터 6년의 회장 임기 동안 우수한 재무·비재무적 성과로 신한금융을 명실상부한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조 전 회장의 3연임을 유력시해왔으나 지난해 말 전격 용퇴를 결정했다.
올 3월 퇴임한 손병환 전 회장 역시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농협맨’이다.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내며 농협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3월 농협은행장에 오른 뒤 2021년 1월 내부 출신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해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재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후보군 중 관료 출신은 임영록 전 회장이 유일하다. 임 전 회장은 1977년 제20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제2차관 등을 지냈다. 2010년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KB금융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을 대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자리다. 임기 3년이 보장되는 데다 연봉이 7억원에 육박하는 고액이기 때문에 새 회장 선임 시기가 오면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은행연합회장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 요건이나 이력은 따로 없지만 역대 회장을 보면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등을 거쳤던 이들이 주를 이룬다. 1984년 은행연합회 출범 이후 약 40년간 총 13명의 역대 회장 가운데 금융지주나 은행 경영진 경력이 없는 사람은 없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가운데 순수 민간 출신 인사는 4명에 불과하다. 김 현 회장 역시 '반민반관' 출신이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7회로 당시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년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