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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태국 이어 인니 진출…글로벌 전략에 속도 [금융이슈 줌인]

김경찬 기자

kkch@

기사입력 : 2023-10-10 09:38

그랩과 파트너십 ‘슈퍼뱅크’ 지분 10% 투자
태국 가상은행 설립 추진 컨소시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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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왼쪽)와 티고르 M.시아한(Tigor M. Siahaan) 슈퍼뱅크 대표이사(오른쪽). /사진제공=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왼쪽)와 티고르 M.시아한(Tigor M. Siahaan) 슈퍼뱅크 대표이사(오른쪽). /사진제공=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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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카카오뱅크 대표가 태국 금융지주사에 이어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 ‘그랩(Grab Holding Limited)’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해왔으며 라이선스 취득이 아닌 투자 등 간접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인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Singel)’의 컨소시엄을 최대주주로 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으로 현지 1위 미디어 기업인 ‘엠텍(Emtek)’도 합류해 다양한 산업 생태계 모두의 주목을 받는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 기대주로 꼽힌다.

‘그랩’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모빌리티, 배달, e-월렛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싱텔’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21개국의 모바일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통신 기업이다. ‘그랩’과 ‘싱텔’은 합작을 통해 지난해 싱가포르에 디지털뱅크인 GXS(GXS Bank)를 설립하기도 했다. ‘엠텍’은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공중파 1, 2위 채널과 1위 OTT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에 지분 10%를 투자하고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협업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첫 해외투자로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 혁신 및 상품, 서비스 기획도 함께 진행하며 K-모바일 금융기술 역량 세계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사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남아시아 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섰다.

카카오뱅크와 SCBX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내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목표로 협력할 예정으로 태국 가상은행은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이 ‘지점 없는 은행’을 가리킨다. 태국 중앙은행(BOT)은 지난 1월 신규 디지털뱅크 라이선스를 발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을 포함해 신용카드와 보험판매 사업을 운영하는 ‘Card X’, 금융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Innovest X 증권’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컨소시엄 구성부터 인가 취득, 설립 준비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 있는 가상은행 컨소시엄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가상은행 컨소시엄의 2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2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윤호영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DNA를 동남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사업 기반을 확장하는 동시에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그랩과도 다각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금융기술 역량과 그랩의 성공적인 동남아시아 사업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그랩 간 서비스 연동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 강화, 사업 제휴와 기술 개발 부문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구상 중이다.

윤호영 대표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전략적인 서비스 제휴 및 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뱅크 네트워크 구축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카카오뱅크가 미래 은행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라고 전했다.

슈퍼뱅크의 티고르 M.시아한(Tigor M.Siahaan) 대표는 “최고의 역량을 가진 디지털 뱅킹인 카카오뱅크와 함께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 소외 계층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윤호영 대표는 최근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해 2개 국가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왔다. 앞서 윤호영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1개 국가는 최소한 올해 안에 가시적인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나머지 국가도 올해 말까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 준비에 나서면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진출 지역으로 검토해 왔으며 특히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인구 순위 4위 국가이지만 세계은행(WB)이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가량은 은행 계좌가 없다. 지리적으로 1만8000여 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어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은 지역이 많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핸드폰 보급률은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인도네시아에서의 디지털뱅킹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의 현지 은행 지분 보유 한도가 40%로 제한돼 있어 외국자본의 은행업 진출 장벽이 높은 편이다. 외국자본이 현지 은행의 지분을 40% 이상 보유하려면 부실 은행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이번 전략적 지분 투자와 같은 직접 진출이 아닌 투자 등을 통한 파트너 협력으로 간접 진출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에 앞서 네이버 관계사 ‘라인(LINE)’이 지난 2021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과 인도네시아에 디지털은행 ‘라인뱅크’를 설립한 바 있다. 라인뱅크는 비대면 계좌 실명 확인(e-KYC)을 통한 계좌개설과 QR코드 간편결제, 간편송금 등으로 디지털뱅킹 기능을 강화해 지난달 누적 다운로드 4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청년층 집중 공략에 성공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간편결제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는 일본, 중국, 태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호주 등 10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용이 가능하거나 테스트 중이다.

또한 국내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필리핀의 ‘Gcash(지캐시)’ ▲말레이시아의 ‘Touch ’n Go(터치앤고)’ ▲태국의 ‘Truemoney(트루머니)’ ▲싱가포르의 ‘Ezlink(이지링크)’ ▲인도네시아의 ‘Dana(다나)’ 등 한국 방문객의 약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주요 국가 페이 사업자들과 연동이 완료 또는 진행 중으로 ‘글로벌 페이’로의 성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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