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후보자./사진제공=KB금융
이미지 확대보기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일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양종희 부회장을 선정했다. 양종희 내정자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연체율 등 신용리스크 관리와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 리더십 전환기 조직적 이완 현상 방지 등을 꼽았다.
양종희 내정자는 KB부코핀은행과 관련해 “국내에서도 부실회사를 인수해서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 시기에 부실 회사를 값싸게 인수해 더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재 전반적인 지배구조, 비용 절감 측면에서 틀을 잡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새롭게 영업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점포에 새 인력을 배치하고 IT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KB부고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돼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으로 인도네시아 내 115개 상업은행 중 자산 규모 순위 19위의 중대형 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의 지분 22% 취득을 통해 2대 주주가 됐으며 지난 2020년 9월 추가 지분인수를 통해 67%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취득하게 됐다. 이후 2021년 11월과 지난 5월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최종 66.88% 지분을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이 KB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한 금액은 1164억원이며 최대 주주로 올라선 지난 2020년에는 2번의 유상증자로 각 439억원과 2527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지난 2021년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3935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 5월에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 7091억원을 투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유상증자를 마지막으로 추가 유상증자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KB금융은 인도네시아를 ‘제2의 마더마켓(모시장)으로 설정하고 그룹 내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은행과 소비자금융업, 증권, 보험업 등에 진출했으며 국내에서의 시너지 경험과 현지 환경 및 규제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추진해 KB금융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보유국이자 생산국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코로나 이후 글로벌 공급망 거점 이동과 친환경 정책의 확산 속에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지난해 5.3%에서 5.0~5.1%로 낮아질 전망이지만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조코위 정부는 재정 확대 정책을 통해 5%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내년 이후로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 공급망 및 수도 이전 관련 투자 등을 기반으로 5.2~5.4%의 경제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조코위 2기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으로 와서 원자재를 가공하거나 관련 제품을 생산해 자국 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의 미래 지속성장을 위해 육성해야 할 필수 거점으로 꼽히지만 지난 2018년 인수 당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분류됐으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KB부코핀은행은 지난 2019년 56억원 손실로 적자 폭이 줄어들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부실여신 증가 등으로 2020년 순손실 434억원, 2021년 순손실 2725억원, 지난해 순손실 80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선제적으로 적립했던 대손충당금의 기저효과와 부실여신을 대량 매각하면서 발생한 매각 이익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올해 연간 실적에서도 흑자 전환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의 차세대은행시스템(NGBS)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차세대은행시스템(NGBS) 도입을 마치고 안정적 우량 자산 성장과 함께 리테일, SME(중소상공인) 선별적 확장을 통해 2025년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5월 KB부코핀은행장으로 이우열 은행장이 선임됐다. 이우열 은행장은 KB금융지주 CSO와 CHO,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향상시킨 경력을 토대로 KB부코핀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적임자라로 평가된다.
KB국민은행은 대내적으로 ‘굿 뱅크(Good Bank)’ 전환의 기틀을 마련하고 대외적으로 신인도 제고를 통해 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미래성장 마스터 플랜을 오는 2030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우량 자산 집중 확대를 통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부실여신 대량매각을 통해 단기간 내 부실여신 감축에 성공했으며 올해는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을 통해 고객 기반을 다지고 프로세스 개선과 직원 역량 강화, 비용 효율성 증대에 집중해 ‘굿 뱅크(Good Bank)’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초 차세대 전산시스템 프로젝트(NGBS)가 출범해 IT 경쟁력 강화의 초석을 다졌으며 기존 시스템에 선진화된 IT기술과 비대면 채널을 접목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존 KB부코핀은행의 핵심 상품과 KB금융의 역량을 접목하고 단기적으로 집중 성장할 수 있는 사업에 전념해 시장 신뢰 회복 및 우량고객군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는 ‘Simple, Easy, Fast’ 방식의 디지털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개인대출 상품과 특화된 중소기업·중견기업 대출을 선별적으로 확대해 우량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량자산의 안정적인 스케일업(Scale-up)과 동시에 선별적인 리테일, SME를 확대하기 위해 모기지, 자동차금융, 급여이체대출, 공급망 금융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부터는 사업 전 부분에 걸쳐 안정적 성장을 통한 ‘유니버설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수익성을 감안한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추진을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KB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KB금융은 성공 DNA를 KB부코핀은행에 이전하기 위해 전행 차원의 역량 이전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금융당국이 요구하고 있는 경영개선 과제를 충실히 이행해 인도네시아 우량은행과 동일한 등급 ‘RBBR’을 현지 감독당국으로 부여받았다.
차기 KB금융그룹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양종희 내정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되며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양종희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지난 1989년 주택은행(현 국민은행)에 입행했으며 종합기획부와 재무기획부, 재무보고통제부장, 서초역지점장 등 국민은행의 영업점 및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 년간 근무했다. 이후 KB금융지주로 옮겨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 등을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으로 꼽힌다.
양종희 내정자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현 KB금융그룹 회장이 KB금융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을 역임할 당시 경영관리부장 등을 역임하며 윤종규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신뢰를 탄탄하게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회장이 KB금융그룹 회장으로 복귀한 지난 2014년 양종희 내정자는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KB금융지주 재무·HR·IR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양종희 내정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총괄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전무와 부행장 등을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IG손해보험 인수 후에는 KB손해보험 대표를 2016년부터 5년간 맡으면서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지면서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된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