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
이미지 확대보기안녕하세요! 이번 한 주도 잘 지내셨나요? 저는 이사 준비로 요즘 바쁘답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다들 파이팅 합시다!
0.09%에 불과한 지분이지만, 그가 회사 지분을 사들인 건 처음이기에 눈길이 가는데요. 3세 경영을 이어가기 위한 발판 마련일까요?
또 이 회사만의 특별한 경영 방침이 있다고 하는데요. 뭘까요?
주목해 봅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자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최대 주주인 김남구 회장 지분은 20.70%에서 20.79%로 변경됐습니다.
0.09%가 더 많아진 건데요. 이에 따라 보유 주식 수는 1153만4636주에서 1158만7375주로 5만2739주 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게 새로운 이름 ‘김동윤’ 씨가 처음 등장했다는 겁니다.
김동윤 씨는 김남구 회장의 장남이랍니다. 이번에 사들인 한국금융지주 0.09% 주식이 바로 김동윤 씨가 보유자금 26억4030만원을 통해 사들인 거죠.
그가 사들인 시점은 지난달입니다. 7월 11일부터 사흘간 주식을 사들였는데요. 4만9676원에 2만120주를 처음 사들인 뒤 ▲7월 12일 5만105원 주가로 2만주 추가 매집 ▲7월 13일 5만615원 주가로 4만120주를 추가 매집했습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장남인 김동윤 씨의 회사 주식 장내 매수에 따른 대량 보유 세부 변동 내역./자료=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전자공시시스템 ‘DART’
이미지 확대보기김 씨의 주식 평균 취득가가 5만64원이고, 현재 18일 기준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5만500원인 상태니 큰 차이 없다는 사실을 비춰볼 때 단기 투자 목적은 아닌 걸로 보이는데요.
최근 한국금융지주가 지난해 2분기(4~6월)보다 121% 증가한 연결기준 지배 순이익 2198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반기 호실적을 발표한 만큼 앞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업계는 ‘3세 경영’에 초점을 두고 지분 매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4311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요. 이는 1년 전 대비 12.9% 늘어난 수준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과 차액 결제 거래(CFD‧Contract for differece) 등으로 1000억원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이죠.
회사 측은 김 씨의 지분 매입에 관해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반응이었는데요.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관계자는 “김 씨의 지분 매입은 개인 자금을 활용한 회사 직원 투자와 다르지 않다”며 “이번 지분 매입을 당장 경영권 이슈(Issue‧현안)로 논하긴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금융지주은 ‘현장경영’으로 유명합니다. 아버지인 김재철닫기김재철기사 모아보기 동원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한 김 씨 일가 가풍(家風)이 ‘현장에서 배운다’죠. 김재철 명예회장 철학이 바로 ‘경영자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몸으로 깨달아야 한다’입니다.
이러한 방침은 김재철 명예회장과 김남구 회장에 이어 장남 김동윤 씨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선 현재 한국금융지주를 이끌어가는 김남구 회장의 경우,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참치잡이’ 일화죠.
<한국금융신문> ‘이사회 인물 뱅크’에 따르면, 김남구 회장은 1987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는데요. 사회에 나온 뒤 본인 신분을 숨긴 채 북태평양 명태잡이 원양어선에서 5개월간 그물, 갑판 청소 등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고 합니다.
한국금융지주 모태인 한신증권(옛 동원증권)에 입사할 당시에도 본사 핵심 부서가 아니라 명동지점 대리로 입사해 밑바닥부터 업무를 다져 나갔고요. 이후 채권부‧종합기획실‧뉴욕사무소‧정보통신 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본부‧전략기획실‧자산운용 본부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것이죠.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닫기김남정기사 모아보기 동원그룹 부회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남정 부회장 역시 1996년 경상남도 창원 참치캔 제조공장 생산직부터 업무를 시작해 고된 일을 맡으면서 지금 부회장 자리까지 왔죠.
김재철 명예회장의 두 아들 모두 현장을 두루 경험한 뒤 11년이 지나서야 임원으로 승진했는데요.
원양어선 말단 선원부터 시작해 어선 2척으로 원양 산업을 개척하면서 동원그룹을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김재철 명예회장과 40세 젊은 나이에 동원그룹의 작은 금융 계열사였던 동원증권을 현재 국내 대표 증권 지주사 ‘한국투자금융지주’로 키워낸 비결 모두 ‘현장경영’이라 하니 독자 여러분도 바로 현장으로 뛰어들고 싶지 않으신가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부회장 김남정) 명예회장./사진제공=동원그룹
영화 속 이야기처럼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김남구 회장은 장남 김동윤 씨에게도 ‘현장경영’ 중요성을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김동윤 씨는 한국투자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상태입니다.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김동윤 씨는 1993년생으로 저 임지윤 기자와 29살 동갑인데요. 지난 2017년 영국 워릭대학교(University of Warwick)를 졸업한 뒤 대한민국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고, 전역 해인 2019년 한국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뒤 4개월간 신입사원 연수를 마친 김 씨는 영업지점인 강북센터로 발령받았고, 2020년 입사 2년 만에 한국투자증권 본점으로 이동합니다.
2021년엔 기업금융(IB‧Investment Bank) 1 부서에서 사원(주임)으로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를 담당하는 등 경험을 쌓았는데요. 이때 IPO 대어로 불렸던 SK바이오사이언스(대표 안재용)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대표 김철중) 등 대내외 주목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업 실사와 서류작성 실무를 맡았었죠.
현재는 한국투자증권 경영전략실 대리로 근무 중이라 합니다. 전사 실적과 추후 회사 전략 등을 관리하는 부서인데요. 전해지는 얘기론 일반 직원들과 같은 수준 연봉을 받으며, 3세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원만하게 직장 생활 중이라고 합니다.
김남구 회장은 아직 아들에 대한 평가를 미루고 있는 상태인데요.
지난 2019년 9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그는 “아버지로서 아들을 평가하는 게 아직 이르다”며 “제일 어려운 일부터 배우는 것이 일을 배우는 순서”라고 말했었죠.
그러면 경영권 승계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아직은 섣부르게 ‘언제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 씨가 경영 경험을 더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죠.
특히 지분의 경우, 이제야 0.09%를 가진 것으로 20.70%를 보유한 ‘최대 주주’ 김남구 회장보다 턱없이 부족한데요. 김 회장이 아직 1963년생으로 젊은 편인데다 김 회장의 딸인 김지윤 씨 역시 1998년생으로 사회생활을 하기엔 이른 나이라 3세 경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회장 김남구)의 대량 보유상황 보고서 요약정보./자료=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전자공시시스템 ‘DART’
이미지 확대보기다만, 업계에선 김남구 회장의 주식을 김동윤 씨가 받고 추가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론 경영권 승계 과정이 이뤄질 것이고 주가를 부양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최근 오르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리미티드(Orbis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라는 버뮤다 국적 투자 회사가 5.80%에서 8.32%로 한국금융지주 지분율을 높였는데요.
아직은 회사 경영권에 영향은 미칠 수준은 아니지만, 김남구 회장 1인 체제인 지배구조가 추후 외국계 헤지펀드(Hedge Fund·전문 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로부터 지분 공격당할 위험이 있기에 특수 관계인 ‘김동윤’ 씨가 주식을 매수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죠.
실제로 김남구 회장 역시 1991년 아버지인 김재철 명예회장으로부터 동원산업 주식 55만주를 증여받은 전례가 있습니다.
김동윤 씨가 개인회사를 통해 지주사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현재 개인회사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은 상속이나 증여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가능성의 희박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과연 한국금융지주의 앞으로 경영권 승계 과정 어떻게 될까요?
이름이 비슷한 <한국금융신문>, 그리고 김동윤 씨와 동갑내기 친구인 임지윤 기자는 놓치지 않고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주목해 봅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