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MG손해보험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정용석)는 17일 MG손보와 대주주 JC파트너스가 금융위를 상대로 낸 부실금융기관 지정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각하·기각했다.
이번 취소 본안 소송 판결은 당초 7월 6일 선고 예정이었지만, 8월 10일로 연기했고, 지난 10일엔 17일로 판결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재판부가 선고일을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MG손해보험의 매각 향방이 정해진 만큼 판결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4월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MG손해보험의 자산과 부채를 평가한 결과 지급여력비율(RBC)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 물론 100%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당시 MG손보의 부채는 자산보다 1139억원 높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MG손해보험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리고 자본 확충을 요구했지만,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기한 내 증자를 이행하지 못했다.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현재 관리인은 예금보험공사, 금융감독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의 공개매각을 시도했지만, 입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잠정 중단한 상태다.
JC파트너스는 금융위가 MG손해보험의 자산과 부채를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판단했다며 무실금융기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매도가능증권 평가 손실이 발생하면서 부채 비율인 높아졌다는 것이다.
판결에 앞서 세 차례 열린 변론기일에서도 IFRS17(신 회계제도) 체제 하에서는 건전성을 나타내는 K-ICS 비율이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될 정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래픽=한국금융DB
이미지 확대보기업계에선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매각 공고를 냈을 때 입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교보생명과 우리금융그룹 등이 MG손해보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주사 전환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가 필요하다.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한 상황이다. 이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손해보험 사업이 가능한 MG손해보험의 인수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또 1분기부터 IFRS17이 시행되면서 MG손해보험의 재무건전성 상태도 이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82.56%를 기록했다. 경과조치 적용 전인 65%와 비교하면 약 17.5%p 상승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권고하고 있는 150% 이상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MG손해보험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항소하면서 소송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힌다면 예금보험공사의 MG손해보험 매각 과정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