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이차전지, 초전도체 등 특정 테마의 열풍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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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의 보유 주식·현금 등을 담보 잡고 일정 기간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을 말한다. 담보로 맡긴 주식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반대매매)할 수 있다.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증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투자 손실도 확대된다.
지난 4월에는 대규모 주가 폭락 사태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밑돌았다. 이후 이차전지·반도체 등 특정 테마 관련주 중심으로 상승장이 이어지자 포모(FOMO·상승장에서 나만 뒤처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번지면서 빚투 규모가 늘어났다. 특히 과열 양상을 보였던 코스닥은 최근 다소 진정됐지만, 코스피로 흐름이 넘어가고 있다. 8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9039억원으로 지난 7월 말 10조원에서 감소했지만, 코스피 시장은 10조5282로 연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테마주의 높은 변동성과 반대매매 우려에 증권사도 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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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테마주 편승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거래대금은 계속 늘고 있으며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는 각각 10조원, 9조원대로 증가했다”면서 “특히 미수금은 5000억원을 넘으면서 코로나19 이후 상승장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수와 신용융자를 사용한 레버리지 거래 증가와 대기성 자금인 예탁금의 증가로 증시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최근 테마주의 급등락이 반복되자 과열 방지에 팔을 걷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임원 회의에서 테마주 관련 주식시장 급등락과 관련해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빚투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를 부추길 수 있어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는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할 것”이라면서 “테마 관련 허위 사업추진,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