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3일 '금융업권 2023년 상반기-시작된 부채의 역습, 그리고 금융회사의 대응' 리포트, '증권사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를 발표했다.
나신평은 증권사는 2022년 기준금리 인상 및 시중금리 상승 영향으로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주식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가운데 부동산 PF 잠재부실 현실화까지 더해지며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제시했다. 2022년 순이익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8조5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7%로 전년(1.4%) 대비 급락하였다.
그러나 2023년 들어서는 통화정책 완화 전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주가지수 및 주식거래대금이 회복되고 채권관련이익이 급증한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2023년 1분기 국내 증권사 순이익은 3조8000억원, ROA는 2.4%를 시현하며 전년 동기(1조9000억원, 1.2%) 대비 크게 개선됐다.
다만 2023년 1분기 순이익에는 한국투자증권의 대규모 배당금수익(1조7000억원), 다올투자증권의 종속기업투자처분이익(1440억원) 등 비경상적 이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2023년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최근 증권사의 수익성은 차별화 현상이 발견된다고 짚었다. 나신평은 "위탁매매, IB(투자은행), 자산관리 등 수익원이 분산되어 있는 증권사는 시중금리 하락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한 반면 부동산 PF 수익의존도가 큰 증권사는 여전히 고전 중"이라며 "2분기 들어서는 시중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CFD(차액결제거래) 사태가 터지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침에 따라 주식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자료출처= 나이스신용평가 '금융업권 2023년 상반기 신용등급 변동과 하반기 방향성' 리포트(2023.07.03) 중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2022년 일부 초대형 증권사의 해외 부실자산 회수가 이루어졌지만 해외익스포저를 중심으로 신규 요주의자산이 발생하면서 2023년 3월말 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2.6%,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5%를 기록하였다. 다만, 자기자본 1~4조원 대형사의 경우 각각 4.9%, 2.3%,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의 경우 각각 9.5%, 2.8%를 기록하며 저하됐다. 자기자본 4조원 미만 증권 사의 경우 2022 년 상반기까지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 PF 확약건을 중심으로 위험인수가 지속되면서 3분기 이후 요주의이하자산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자산건전성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
나신평은 "부동산 PF는 금융당국의 정책지원과 대주단 협약 가동으로 고비를 넘겼으나 아직 연착륙한 것은 아니다"며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상환순위, 투자지역, 용도 측면에서 타 금융업종보다 위험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2022년 이후 이익누적 규모가 줄어들면서 2023년 3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연결기준 영업용순자본 규모는 2021년 12월 말 대비 3.8% 증가에 그쳤다. 반면 운용 및 헤지 관련 자산 증가, 우발부채 증가 등 전반적인 위험인수 확대로 총위험액은 같은 기간 8.7% 늘어났다.
증권사 실적 개선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경기 회복도 지연되면서 자산건전성 추가 저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나신평은 "특히 초대형사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대형사 및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목했다.
실물경기 둔화와 해외상업용부동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부동산 PF 및 해외투자건 추가 부실화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CFD 사태로 발생한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투자상품의 손상차손 및 유가증권 평가손실 가능성 등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나신평은 "부동산 PF에서 부실이 확대되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며, 초대형 증권사의 익스포져가 큰 해외대체투자도 리스크가 작지 않다"며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