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는 25일 양재본사에서 경영실적 설명회를 열고 2023년 1분기 매출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 5927억원, 당기순이익 3조41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보다 24.7%, 86.3%씩 증가했다.
현대차의 호실적 비결은 반도체 공급난 완화에 따른 판매증가, SUV·대형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믹스개선), 우호적인 환율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 사유로 판매물량 증가 효과 7580억원, 믹스개선 5590억원, 환율효과 2760억원 등이다.
판매 증가는 한국과 북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국내 판매(도매 기준)는 작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19만1000대, 북미에선 24.1% 늘어난 25만8000대를 기록했다. 유럽 15만5000대(10.5%), 인도 14만9000대(11.2%), 아중·아태 13만3000대(24.3%) 등 주요 지역 판매도 증가했다. 중국은 6만대로 소폭(1.8%) 증가했으나, 러시아는 전쟁여파로 69.3% 감소한 1만1000대에 그쳤다.
믹스개선은 내수 시장에서 활약한 7세대 신형 그랜저가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의 차종별 판매량에서 그랜저가 속한 D차급이 3.9%에서 6.7%로 커졌다. SUV 비중은 52.0%에서 52.7%로 확대됐다.
친환경차 판매는 38.7% 증가한 16만1000대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HEV) 비중이 6.3%에서 8.2%로, 전기차는 5%에서 6.5%로 확대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4월 판매량도 전혀 꺾이지 않아 2분기에도 1분기 영업이익률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만큼 연간 실적 전망치는 당장 수정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현대차 모든 전기차가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한 것은 우려된다.
이날 발표된 SK온과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이 본격 가동되는 2025~2026년까지 현지 전기차 가격 경쟁력 하락이 전망된다.
그전까지 현대차는 예외적으로 보조금 혜택을 받는 리스 등 상업용 차량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미국에서는 SUV·제네시스 비중이 많은 만큼 IRA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IRA 영향으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판매량도 생각보다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전기차 경쟁력을 자신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