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취임 2년만에 역성장의 고리를 끊어냈다. /사진=홈플러스
올해 취임 2년째를 맞은 이제훈 사장이 지난달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2023년 경영전략 보고’에서 한 말이다. 이 사장은 수년간 역성장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격동의 시기에 홈플러스에 취임했다.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외부인사 영입,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작업, ‘당당치킨’ 론칭 등 새 판을 짜고 마침내 역성장의 고리를 끊어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매출액은 2020년 6조9662억원, 2021년 6조4807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933억원에서 지난해 133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차입규모는 감소하고 있다. 2021회계연도 말 기준 총 차입규모는 1조4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444억원이 줄었다. 2020회계연도 말에 1663억원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은 절반 수준인 859억원으로 줄었으며, 장기차입금과 사채도 3640억원 줄어든 1조348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으로 금융비용 역시 428억원 줄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아시아드점 매장입구./사진= 홈플러스
이미지 확대보기홈플러스는 지난해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가성비’ 치킨 브랜드 ‘당당치킨’을 내놓으면서 업계 트렌드를 이끌었다. ‘당당치킨’은 당일생산과 당일제조를 내세워 후라이드 한 마리에 6990원에 판매해 오픈런 현상을 만들기도 했다. 당초 홈플러스의 한 달 목표는 6만 마리였지만 기대 이상의 인기로 한 달반 만에 38만 마리를 팔았다. 이로 인해 손님 객수는 20% 가량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최유정 홈플러스 델리사업팀 바이어(왼쪽), 한상인 메뉴개발총괄이사./사진=홈플러스
이미지 확대보기이 사장은 취임 후 조직개편과 외부인사 영입,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 체질개선에 나섰다.
조직개편은 부문장이 전체를 총괄해왔던 상품 부문 조직을 카테고리별로 나눠 세분화했다. 상품 1부문과 상품 2부문으로 재편해 각각의 부문장이 총괄한다. 외부에서는 조주연 전 한국맥도날드 사장을 신임 마케팅부문장으로 선임하고, 재무 부문장 자리에는 황정욱 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CFO를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모바일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사업부문장에 싸이월드·인터파크를 거친 온라인 분야 전문가 이태신 전무를 영입했다. 홈플러스는 플랫폼과 유통 경력을 가진 이 전무를 영입하면서 모바일 플랫폼의 안정화와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 등 강화에 나섰다.
이 사장은 조직개편과 인사단행 등을 통한 새로운 ‘조직문화’가 실적개선의 뿌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객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조직문화’로 자리매김 하면서 상품 경쟁력이 높아졌으며,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해 현장 모든 직원들이 합심해 최선을 다한 덕분에 홈플러스가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사장은 홈플러스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도 투자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는 “마트, 익스프레스, 몰, 온라인에 이르기까지 전 채널에서 성장을 이루어냈다”라며 “올해는 고객 관점의 온·오프라인 쇼핑 환경을 구현하고 이익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또한 ‘모든 답이 고객에 있음’을 재차 강조하면서 고객에 방점을 둔 전략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