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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간 이어지는 갈등’ 아워홈, 남매의 난 재점화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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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3-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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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왼쪽)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현 부회장./ 사진 제공=아워홈

구본성(왼쪽)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현 부회장./ 사진 제공=아워홈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종합식품업체 아워홈 남매의 난이 다시 시작했다. 배당액을 두고 장녀와 장남,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갈등을 빚게 된 것이다. 2015년 시작된 아워홈 오너가 갈등이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창업자인 고 구자학 회장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가 주주들에게 거액의 배당 총액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작은 구 전 부회장이었다. 구 전 부회장은 내달 4일 아워홈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에 배당 총액 2966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30억원을 상정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구미현씨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배당 총액 456억원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하며 배당 싸움이 3파전으로 확대됐다. 이로써 아워홈은 내달 주주총회에서 배당총액 2966억원, 456억원, 30억원 세가지를 두고 싸우게 됐다.

아워홈 지난해 순이익은 2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장남과 장녀가 12배, 2배에 달하는 배당을 요구한 것이다. 아워홈은 지난 2020년에도 배당 총액 776억원을 주주에게 지급해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었다. 당시 아워홈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아워홈은 오너가 1남 3녀가 지분 98%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6%를 보유한 대주주이며 장녀 구미현(19.2%), 차녀 구명진 이사(19.6%), 막내 구지은 부회장(20.6%)이 총 5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주요 주주들의 제안이 세가지로 나뉘며 어느 배당안도 가결에 필요한 출석 주주 과반 동의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결을 위해선 출석 주주의 과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주총회에서 배당 안건이 모두 부결되면 재무제표를 확정 지을 수 없다. 재무제표가 확정되지 못하면 은행 대출이나 사업 입찰 등 행정적인 업무 처리에 차질이 생겨 경영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이에 아워홈 노동조합은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오너 일가를 비판했다. 노조는 "오너 일가 개인의 이익만을 앞세운 파렴치하고 비상식적이며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워홈은 2000년 LG그룹에서 창립자 구자학 전 회장이 분리해서 나온 식자재, 종합급식 회사다. 4남매 가운데 구 부회장이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으나, 2015년 구 부회장이 보직에서 해임되고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대외적 갈등이 시작됐다.

2017년 구 부회장은 오빠인 구 전 부회장에 반발해 임시주총을 소집했으나 장녀 구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편에 서서 실패했다.

이후 구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기소돼 지난2021년 6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세 자매가 힘을 합쳐 구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후임으로 막내인 구지은 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구 부회장은 대표에 오른 후 책임경영을 위해 지난해 ‘주주 배당 없음’을 결정했다. 주주 배당을 하지 않는 대신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을 위해 재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지난해 아워홈 매출액은 전년 대비 5.12% 증가한 1조83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1.7% 늘어난 570억원 추정된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1조80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이하게 됐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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