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혁 신한은행장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4대 경영 전략 방향으로 ▲고객가치 최우선 몰입을 통한 경영관리 체계 혁신 ▲기본 체질 강화를 통한 핵심 영역 질적 성장 가속화 ▲인재·테크·ESG 초격차 달성을 위한 지속 성장 인프라 완성 ▲미래 사업(Biz)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을 설정했다.
정 행장은 지난달 15일 별도 취임사나 취임식 없이 임기를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사임한 한용구닫기한용구기사 모아보기 전 행장의 바통을 넘겨받은 데다 최근 은행을 둘러싼 이슈가 산적한 만큼 당분간 외부 일정이나 경영활동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30일 취임한 한 전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한 달여 만에 사의를 밝히면서 정상혁 신한은행 자금시장그룹장을 신한은행장으로 추천했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정 행장 추천 배경으로 “그룹 핵심 자회사인 은행 경영안정을 위해 후보 업무역량과 함께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정 행장은) 미래 비전 제시와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한 유연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 12월 31일까지다. 정 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33년 신한맨’으로 리테일과 기업금융 등 영업 현장을 거쳐 은행 경영 전반을 총괄해 온 전략·재무통이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가 직접 발탁한 인물로 진 내정자의 행장 첫 임기 당시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진 내정자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오는 23일 공식 취임하는 진 내정자와 함께 ‘투톱’ 체제로 긴밀한 공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정 행장은 진 내정자 취임 후 본격적으로 대내외 경영활동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선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 나선다. 정 행장은 지난달 말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경영 목표로 ▲글로벌 선진 은행 수준의 내부통제 관리체계 혁신 ▲금융의 사회적 책임 이행 ▲고객 중심 영업 문화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정 행장은 ‘포용 경제’를 언급하며 취약차주 지원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 일상에 스며드는 은행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우려가 큰 만큼 철저한 건전성 관리도 당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중순 실시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은행 내부통제 컨트롤 타워인 준법경영부를 신설하고 각 지역본부 내 전속 내부통제팀장을 배치하는 한편 본점 및 영업점 장기근속 직원의 순환근무를 통해 금융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서는 디지털전략그룹을 디지털전략사업그룹과 오픈이노베이션그룹으로 확대 재편했다. 오픈이노베이션그룹은 KT·더존비즈온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강화해 실질적 디지털 전환과 성과 창출을 추진한다. 서비스형 뱅킹(Baas) 사업 모델 본격화를 위해 BaaS사업부와 플랫폼금융마케팅부도 신설했다.
정 행장은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힘쓸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일상에 스며드는 에브리웨어 뱅크(Everywhere Bank)’ 구현을 목표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자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연결과 확장’ 관점에서 BaaS, 서비스형 인프라(IaaS) 등을 통해 다양한 기업, 기관과의 연결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과 대면 채널의 막힘 없는 연계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 컨택센터’를 구축해 고객 편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맞춤형 상담 개발, 비금융 데이터 활용 대안 신용평가모형 개발, BaaS 형태로 다양한 업종 및 기관과의 연결,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 관리,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신한인증서, 땡겨요, 마이데이터 머니버스 등 신사업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재무적인 측면에서 정 행장이 달성해야 할 경영 과제로는 ‘리딩뱅크’ 수성이 꼽힌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64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KB금융을 제치고 3년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은행이 전년 대비 22.1% 증가한 3조4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그룹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은행만 놓고 보면 3조169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하나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은행권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비이자이익 확대도 정 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8조4775억원의 전년 대비 24%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은 59.8% 급감한 2723억원에 그쳤다.
신한은행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도매성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나선다. 직원 역량 제고를 통한 투자상품 신뢰 회복, 시장 상황을 고려한 유가증권, IB 등 고유자산 수익 확대를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영업 추진의 핵심을 ‘연결과 확장’에 기반한 고객 확대로 설정하고, 1억 이상 자산관리(WM) 고객 수 순증을 통한 기반 확대와 함께 10억 이상 PWM 특화 마케팅 통해 초고자산가 시장을 선점하기로 했다. 특히 새롭게 부상하는 뉴리치 선점 등에 주력한다.
연금 사업 분야에서는 연금 수급계좌 유치로 기반 고객을 늘리는 동시에 AI 기술 기반 퇴직연금 고객관리 플랫폼 구축을 통해 비대면 퇴직연금 컨설팅 수준을 높인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