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 사진=김관주기자
이미지 확대보기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노조는 ‘정부의 실내 마스크 해제 방침 관련 은행 영업시간 문제에 대한 금융노조 입장’을 발표하며 “내점 고객이 거의 없는 오전 시간 영업 개시는 현행대로 9시30분에 하되 영업 마감 시간은 현행 15시30분에서 16시로 늦추는 방안을 사용자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시중은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점포를 운영해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금융노사는 지난 2021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전까지 영업시간을 기존보다 앞뒤로 30분씩 총 1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했다. 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의 영업시간은 노사 간 산별단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자 노사는 지난 12일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1차 임원급 회의를 열었지만, 성과가 없는 상태다.
금융노조는 “금융노조 위원장과 사용자 측 대표인 은행연합회장은 그간 몇 차례 대대표 면담을 통해 금융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영업시간 운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으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들은 은행 점포 폐쇄 문제에는 관심도 없던 금융정책감독 수장들의 말 몇 마디에 얼어붙어 ‘무조건적인 과거 회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을 향한 영업시간 정상화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이 같은 노조 측의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지난 5일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KB국민은행 탄력점포인 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해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국민 불편 해소뿐 아니라 서비스업으로서 은행에 대한 인식 제고와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0일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은 일상생활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는 대면, 비대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은행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영업시간 단축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노조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측에 오는 27일 대표단회의 개최를 제안한 상황이다. 이날 노사는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통일해 운영하는 방안 ▲일부 시중은행이 시행 중인 ‘9 TO 6’ 영업점 등 유연근무 점포 확대 ▲금융소외계층 양산 방지를 위한 점포 폐쇄 자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해제한다. 고위험군 보호 등을 위해 병원·대중교통을 비롯한 일부 장소에서는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이 장소들을 제외하고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가 적발될 경우 부과했던 10만원의 과태료도 폐지한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