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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두나무 대표, 한국 넘어 세계로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3-01-25 00:00 최종수정 : 2023-01-25 00:34

세리에A ‘나폴리’ 후원… 김민재 등에 ‘업비트’

BTS 소속사 ‘하이브’와 미국에 NFT 법인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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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두나무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두나무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국내 대표 디지털 자산 거래소인 업비트(Upbit)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는 청사진을 그려 나가고 있다. 소위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 자산 겨울)로 인한 위축과 긴장의 시간이었던 2022년을 뒤로 두고 새 도약을 꿈꾸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부산시가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대표 창펑 자오)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는 모습은 국내 거래소들의 해외 진출 열망을 더 꿈틀거리게 한다. 바이낸스가 한국에 본격 진출할 경우, 업계의 지각 변동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석우 대표는 지난해 9월 부산에서 개최한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Upbit Developer Conference)에서 “거래소가 이미 포화 상태인데 다른 거래소를 만든다거나 해외 거래소를 유치한다고 경쟁력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해외 거래소가 국내에 진출하면 국내 거래소도 해외로 나가 외국인 고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세계 무대 진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최근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DAXA’(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정책 심포지엄(Symposium·공중 토론)에서도 ‘국제 경쟁력’이란 말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투자자 보호는 물론 대한민국 디지털 자산 산업 국제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목소리 높였었다.

김민재‧BTS와 함께 세계로 뻗는 ‘업비트’

이석우 대표의 세계 진출 의지는 업비트 행보에서 잘 드러난다. 새해가 밝자마자 업비트는 축구 애호가들에게 신선한 소식을 안겼다. 지난 3일 이탈리아 프로 축구 세리에 A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SC 나폴리’와 후원 파트너십(Partnership‧협력관계)을 체결한 것이다. 나폴리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괴물’이라 불리는 수비수 김민재(27) 소속팀으로 유명하다.

이번 후원으로 김민재 선수는 업비트 로고(Logo‧상표 시각 디자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게 됐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인터밀란)와의 경기에서부터 나폴리 선수들은 업비트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또한 나폴리 홈구장 광고판에도 업비트 로고가 새겨졌다. 두나무는 2022~23과 2023~24시즌의 모든 세리에 A, 코파 이탈리아(Coppa Italia)는 물론 친선 경기에서 SSC 나폴리의 공식 협력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신(新) 외환법’ 제정 기본 방향에 디지털 자산 관련 해외 투자 규정도 마련하려 한다는 소식도 해외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두나무에 긍정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수출입 대금을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산업을 투기성으로 본 문재인 정부와 달리 제도권에 편입하려는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 기본 방침에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신 외환법이 개정되면 업비트와 나폴리 간 파트너십 관련 대금을 비트코인(BTC·Bitcoin)으로 지급하는 등 기업의 선택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비트는 지난해 1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HYBE·대표 박지원)와 합작법인(JV·Joint Venture) ‘레벨스’(Levvels)를 설립하기도 했다.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기반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사업을 위한 조직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그림자 규제로 법인 설립을 위한 해외송금이 불가해 해외 거래소를 설립할 수 없었는데 레벨스를 통해 장벽을 허문 것이다.

레벨스는 아티스트(Artist·예술가)의 지적 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과 NFT를 결합해 팬덤 기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10월엔 NFT 형태의 디지털 카드 ‘테이크’를 운영하는 자체 플랫폼 ‘모먼티카’를 선보였다. 테이크는 아티스트의 매 순간을 담은 NFT다. 테이크 소유권은 저탄소 기술로 블록체인에 기록되며 보유자는 소유권을 공식적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모먼티카에서는 디지털 카드인 '테이크'를 발매하는 ‘드롭’(Drop)이 진행된다. 매 드롭 때마다 아티스트의 새로운 사진과 영상 200~300여 종이 담긴 디지털 카드가 공개되는 식이다.

모먼티카 드롭의 최초 주인공은 K 팝(Korea Pop·한국 가요) 보이그룹 ‘엔하이픈’이었다. 2020년 데뷔한 엔하이픈은 최근 첫 월드투어(World tour·세계 순회) 미국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는 등 글로벌 케이팝 라이징 스타 면모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엔하이픈 테이크를 선보인 두나무는 최근엔 걸그룹 ‘르세라핌’을 내세우고 있다. 한 달 전엔 르세라핌의 디지털 수집품을 테이크 형태로 교환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두나무는 하이브 크리에이터(Creator·창작자)로서 NFT 활용 전선을 넓히는 중이다. 레벨스가 미국 대중문화 중심지 ‘로스앤잴레스’(LA)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미국 시장을 기점으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글로벌 보안 표준 증표 가장 먼저 갖춰

두나무는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Gloabl·전 세계) 보안지수의 표준 증표들도 국내 디지털 자산 거래소 가운데 가장 먼저 갖췄다.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Personal Information & 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 보안 인증과 국제표준화기구(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보안 표준 4종을 모두 확보한 최초의 디지털 자산 거래소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자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고자 100억원을 투자해 ‘업비트 투자자 보호 센터’를 출범시켰다. 이곳에선 ▲전자금융 사기 피해 지원 ▲디지털 자산 백서 번역 등 정보 제공 ▲디지털 자산 교육 등의 활동을 한다. 두나무는 2019년 2월부터 디지털 자산 투자유의 종목 안내 서비스를 도입해 보안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도 했다.

보안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연 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3개국에 진출했다.

싱가포르 업비트 거래소를 열 당시 이석우 대표는 “국내 거래 환경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어 해외 거래소 진출을 선택하게 됐다”며 “거래소의 기본 역할이 기존 실물경제와 암호화폐 경제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인데 싱가포르 업비트 거래소가 국내와 세계 시장의 다리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비트는 어느덧 만으로 5살이 됐다. 2017년 10월 늦었지만, 3개월 만에 일 거래대금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업비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컸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자산규모가 10조원이 넘어 지난해 공시 대상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국내 시장에만 머무를 수 없을 만큼 몸집이 불어난 것이다. 과연 한국을 넘어 글로벌 종합거래 플랫폼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세계로 뻗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 발걸음에 이목이 쏠린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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