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중한' 내 퇴직연금을 어떻게 하면 잘 굴릴 수 있을까. 300조원 퇴직연금 시장에 변화의 물꼬를 트는 디폴트옵션에 대한 궁금증을 8문(問) 8답(答)으로 알아봤다.
은행, 증권, 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는 고용노동부 심의위원회 사전심의와 승인을 거쳐 사용자에게 제시할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도록 했다.
요컨대 그동안 생업에 바쁘고, 운용과 관리에 서툴고, 무관심한 가입자들의 '잠자는' 퇴직연금을 깨워 더 잘 굴리는 데 목적이 있다.
IRP는 사용자도 없고 퇴직연금 규약도 없기 때문에 바로 이날부터 은행, 증권, 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가 가입자에게 직접 승인받은 디폴트옵션 상품을 제시하게 된다. IRP 가입자는 이 중 자신에 맞는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면 된다.
DC형 퇴직연금은 기업체에 퇴직연금 규약이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
실적배당형 디폴트옵션 코어(Core) 상품으로는 TDF가 꼽힌다. TDF는 가입자가 은퇴 시기를 감안해 목표시점(Target Date)을 정하면 젊었을 때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목표시점이 다가올수록 안전자산으로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안정적 연금 투자 성향 가입자라면 금리가 많이 오른 만큼 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에 관심을 둘 수 있다.
디폴트옵션 상품 승인을 받을 때 예금, 이율보증보험계약(GIC)등 원리금보장상품은 금리·만기의 적절성, 예금자 보호 한도, 상시가입 가능 여부 위주로 심의하게 되며, 펀드·포트폴리오 유형은 자산 배분의 적절성, 손실가능성, 수수료 등 사항을 중점적으로 본다.
상품은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나뉜다. 포트폴리오 안에 최대 3개까지 상품을 섞을 수 있다.
이름만 보면 어떤 상품 유형인 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예컨대 'OO은행/증권/보험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의 경우 일단 디폴트옵션 상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사업자가 누구인 지, 위험도는 어떤 지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운용하던 상품 만기가 도래했는데 운용지시 없이 4주가 경과하면 "향후 2주 이내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적립금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됨"을 통지받는다. 통지 이후에도 운용지시 없이 2주가 경과하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한다.
신규가입 후 운용지시 없는 경우에는 4주 유예 없이 바로 통지를 받게 된다. 통지 후 2주 이내 운용지시가 없으면 역시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반면 옵트아웃(Opt-out)은 디폴트 옵션 중에도 언제든지 원하는 다른 상품으로 운용지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번 디폴트옵션이 영원한 디폴트옵션이 아니다'는 얘기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변경 승인을 받아 디폴트옵션을 변경할 수 있다. 상품관리는 3년에 1회 이상 정기평가를 받도록 했다.
2023년 1분기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 공시를 예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인 '401(k)', 호주의 마이슈퍼 제도 등이 있다.
TDF를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선택한 비율이 매우 높으며, 연 평균 6~8%의 수익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