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일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 계획을 밝혔다. 한기평 측은 지난 3분기 4239억 원의 영업적자를 근거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롯데케미칼의 자금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배인해 한기평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리포트에서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투자 부담이 높은 상태에서 대규모 적자를 시현, 신용도 하향 압력이한층 높아졌다”며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변화 시 계열 통합 신용도의 연계 변동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를 고려해 롯데케미칼 신용도 변화에 영향을 받을 곳은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라며 “롯데지주의 경우 롯데케미칼 신용도가 변화하더라도 계열 통합 신용도와 달리 단기간 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평뿐만 아니라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한신평은 지난 10일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석유화학 업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고유가 등 수익성이 하락된 점 등이 등급 전망 조정의 이유다.
오윤재 한신평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향후 1년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원천은 약 3조6000억 원”이라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1조8000억 원과 인수자금 지출 2조7000억원, 계획된 설비투자(CAPEX) 등 자금소요 대비 부족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투자 부담 등 롯데케미칼의 자금 부담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부진한 수익성을 타개하기 위해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 2조7000억 원 마련 방안으로 채권 발행이 아닌 금융권 차관을 추진한다. 현재 금융권과 해당 내용에 대해서 논의 중이다.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롯데케미칼의 금융권 차관 금리는 연 1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AA’ 등급 회사채마저 평균 6%가 넘어가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은행권과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 차관 금리에 대해 8~9%로 논의하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지고 있다”며 “롯데케미칼은 현재 자금 조달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모그룹의 의사 반영 없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금융권 차관뿐”이라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